"우리 동네 참 좋아요." 가장의 출근길을 따라 팔짱을 끼고 함께 걷는다. 예전에는 무시로 집 근처를 산책하겠다고 가장을 따라나서본 적이 없다. 집만 나오면 사방팔방 차들이 쌩쌩 다니는 거리를 걷고 싶진 않았다. 그러나 이사 후 요즘은 매일 1시간 산책을 하고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지라 어느 때고 빈틈이 보이면 운동화를 꿰신는다. "커피 한잔 사서 한 모금 맛 보여줄게요." 가장의 별명은 '허니보이'다. 달지 않은 커피는 옆에 사람이 마시면 따라 마시는 정도라 애써 찾아 마시는 나와는 다르다. 둘이서 한잔이면 넉넉하다. 마침 버스 정류소 맞은편에 컴포즈커피가 생겨서 오며 가며 테이크아웃 하기 딱 좋다. 뜨아 한 잔을 받아 나오니 "그러면 내가 보일러를 떼 주겠소." "무슨 말?"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