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39

구관이 명관이다

연말을 앞두고 '부산큰솔나비' 운영진 모임이 있다. 장소가 부산역 근처라 지하철보다 빠른 기차를 이용할 수 있어 좋다. '제주가'에서 전복요리를 먹고, '던킨도너츠'에서 도넛과 커피를 마시며 두런두런 나누는 얘기들이 재미나다. 이제 제법 쌓아온 시간도 있고, 언제나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분들이라 함께 하면 늘 기분 좋은 만남이 된다. '공부해서 남을 주자'는 모토로 함께 모인 사람들이니 오죽하겠는가.잘 생긴 회장님은 언제나 인심이 후하다. 본인 돈이든 회비든 항상 맛있고 좋은 걸로 넉넉하게 준비해 주신다. 덕분에 전복버터구이, 옥돔구이, 해물뚝배기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부산역 근처에서는 많은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카페가 잘 없나 보다. 그래서 한 선배가 추천하신 '던킨도너츠'로 갔다. 도넛 가게가..

맹물생각 2024.11.24

(P.8)It just goes in one ear and out the other.

I try to explain all this pupularity stuff to my firend Rowley(who is probably hovering right around the 150 mark, by the way), 나는 내 친구 롤리에게 인기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해주려고 애썼다.(롤리는 아마도 150등 언저리가 될거다)but I think it just goes in one ear and out the other with him.그러나 그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 같다.Wednesday 수요일Today we had Phys Ed, so the first thing I did when I got outside was sneak off to the basketball court ..

고구마 줄기

친정에서 어쩌다 보니 큰 소쿠리 가득 엄마가 따 놓은 고구마줄기를 몽땅 가져왔다.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보기 아까워 따서 손질하셨단다. 건강도 그닥 좋지 않은 엄마가 애써 다듬어 놓을 걸 버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이사 와서 만만한 이웃도 아직 사귀지 못해 어디 줄 사람도 없다. 욕심에 다 가져오긴 했지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대략 난감이다. 가장이 넘 좋아하는 반찬이긴 하지만 고구마줄기볶음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손질하기도 번거롭고 내 재주로는 도저히 저 풀들이 맛을 낼 것 같지 않아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단이 생겼다. 고구마 줄기로 할 수 있는 반찬은 볶음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엄마가 힌트를 하나 주셨다. 고등어조림할 때 김치처럼 넣으면 맛나다고. 아 상상만 해도 군침..

맹물생각 2024.11.23

죽음의 질주

유발하라리 의 한 대목을 간략하게 옮겨 본다. 우리가 거대한 미지의 세계로 빠르게 돌진하고 있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죽음 뒤에 숨을 수조차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반응은 누군가 브레이크를 밟아 그 속도를 늦춰줄 거라는 바람이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첫째, 브레이크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둘째, 만일 어떻게든 브레이크를 밟는다면, 경제가 무너지고 그와 함께 사회도 무너질 것이다. 를 반쯤 읽고 글을 적는다. 과학자들도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끝없이 개발하고 발전시기고 있지만 전체를 아울러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어느 분야 어느 지점에서 방향을 틀어야 파멸로 가지 않을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찌하..

책이야기 2024.11.22

죽음을 왜 두려워 하는가?

법륜스님이 나오는 짤영상을 봤다. "죽음을 왜 두려워하는지 난 이해가 안 가요.""기독교 신자는 뭐라고 얘기해요? 죽으면 어디로 간다? 천국 간다며. 좋은데 가는데 왜 두려워해? 좋은데 가면 빨리빨리 가는 게 좋지.""불교 신자는 죽으면 뭐 한다? 윤회한다 그랬잖아. 윤회한다는 건 죽을 내야 죽을 수가 없어. 그런데 뭐가 겁이 나? 미리 죽을 수도 없어. 왜? 죽어봤자 또 나는데. 그러니까 사는 데까지 살면서, 정진해서 해탈하는 쪽으로 목표를 가져서 최선을 다해서 살다가 인연이 되면 가고, 다시 몸 받으면 또 수행하고."너무나 명쾌하다. 그런데도 막상 죽음이 바로 가까이 있다고 생각되면 말처럼 쉽게 담담하게 받아들여질까? 태어나서 걸음마를 떼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 어린이집을 가고 유치원, 학교를 차례로 ..

맹물생각 2024.11.21

(P.7)I don't get any credit for sticking with the girls

I remember how Bryce used to act back in elementary school. 브라이스가 초등학교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 기억한다. But of course now I don't get any credit for sticking with the girls all this time. 지금껏 내내 여자아이들 편을 들어준 공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Like I said, Bryce is the most popular kid in our grade, so that leaves all the rest of us guys scrambling for the other spots. 내가 말했듯이, 브라이스는 우리 학년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그래서 남은 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

이 사람 저 사람

유유상종. 끼리끼리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광경이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마지막 남은 가을향기라도 느껴보자며 정원이 넓은 카페 토곡요에 들렀다. 집에서 불과 10여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에 대형 카페가 많은 것은 장점이다. 평일 오픈시간에 가면 우리만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야무지게 한방 맞았다. 오픈 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우리보다 앞서 와 있는 분들이 있다. 사생활 침해가 되지 않을 것 같은 거리에서 삼삼오오 앉은 분들의 모습을 담았다. '나 오늘 신경 좀 썼어요.' 하는 차림으로 4명의 4~50대는 연신 정원을 오가며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기 바쁘다. 어떤 분은 혼자 온 듯한데 삼각대와 셀카봉까지 동원하여 단풍나무, 은행나무 바꿔가며 자신의 모습을 담는다.우리 뒤로 실내 테이블에 앉은 분들은 서로..

맹물생각 2024.11.20

(p.6)I don't know what is up with girls these days

Man, I don't know WHAT is up with girls these days. 이런(젠장), 나는 요즘 여자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It used to be a whole lot simpler back in elementary school. 초등학교 때가 훨씬 단순했다. The deal was, if you were the fastest runner in your class, you got all the girls. 그러니까, 반에서 달리기를 가장 잘하면 모든 여학생에게 인기를 얻었다. And in the fifth grade, the fastest runner was Ronnie McCoy. 그리고 오 학년 때 가장 빠른 사람은 로니 맥코이 었다. Nowadays, ..

(P.5)Is this seat taken?

Jason Brill came in later and almost sat to my right, but luckily I stopped that from happening at the last second. 제이슨 브릴이 늦게 와서 하마터면 내 오른쪽에 앉을 뻔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내가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되는 것을 막았다. "Is this seat taken?" 여기 자리 있어요? Next period, I should just sit in the middle of a bunch of hot girls as soon as I step in the room. 다음 수업에 나는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인기 있는 여자들 가운데 앉을 거다. But I guess if I do that, it just prov..

독서, 큰솔처럼

제가 책을 냈습니다. 개인저서는 아니고요. 아홉 명의 초보 작가들이 모여 일을 친 거죠. 그중에 저도 한 사람이고요. 참 신기합니다. 저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네요. 언젠가 막연히 책을 한 권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은 몰랐거든요. 그래도 책을 내겠다 마음먹고는 거의 반년이 걸렸네요. 솔직히 전문작가들처럼 잘 쓰진 못했습니다. 쓰면서도 우리끼리 책을 낸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 끼리 읽고 말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예스 24'에 신간으로 이 올라가고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독자 한줄평이 달렸습니다. "구미옥 작가님의 글을 읽고 울림이 왔다. 쉼을 택할 나이에 도전하여 이룬 것에 박수!" 어쩌면 우리가 스스로를 너무 과소평가 한 게..

책이야기 202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