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요즘은 기온이 점점 내려가니 따뜻한 햇볕이 비치는 날이 참 좋다. 적당한 잠바를 하나 걸치고 나가면 아직은 산책하기 제격인 날씨가 고맙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감사가 절로 나온다. 그런데 오늘 날씨는 비다. 추위를 재촉하는 비 같아 반갑진 않지만 '우중 산책'을 즐겨 보리라 맘먹는다. 옷은 패딩으로 단단히 챙겨 입고, 큰 우산을 각자 쓰고 나왔다. 어디를 봐도 가을색이 완연하다. 귀차니즘 탓인지 감성이 좀 무딘 것인지 나는 그냥 지나치는 것도 순간순간 감탄하며 사진을 찍는 부지런한 가장 덕분에 글과 함께 올릴 사진이 있어 감사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우리 동네가 가을 풍경 제대로네." 며칠 전부터 거실 창문을 통해 맨 눈으로 줌 인 줌 아웃을 하며 여기저기를 살피던 가장이 말한다. 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