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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쌈

맹물J 2024. 11. 7. 13:33

우리 집은 아침마다 간단한 샐러드 스타일로 식사를 한다. 몇 년째 그렇게 먹어 왔건만 최근 딸램의 아침 식사 속도가 눈에 띄게 느리다. 귀한 아침 시간을 느릿느릿 밥 먹느라 20~30분씩 보내는 게 답답하다. 몇 번씩 얘기를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샐러드가 맛이 없어? 이제 밥으로 줄까?"

"응!"

나름 건강을 생각하여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준비했지만 딸램의 입맛에는 더 이상 맞지 않나 보다. 특히 양배추를 채 썰어 올리브유 베이스로 만든 소스가 담긴 날에는 남겨도 되느냐는 말까지 듣게 된다. 건강에 좋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인지 내 입에는 웬만한 건 다 맛있다. 미각이 후덕해서 그런가. 아무튼 그리하여 요즘에는 아침 식단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쨌든 식구들이 먹어야 선방이다.

 

아직은 성장기인 딸램을 위해 단백질은 포기할 수 없다. 식사량도 적고, 고기를 즐겨하지 않는 딸램이기에 최소한 계란 1개는 반드시 먹여야 한다는 작은 꿈을 갖고 있다. 또 먹기에 간편하고, 편해야 한다. 유튜브 여기저기 둘러보고 결국 내 스타일대로 만든다.

 

먼저 참치캔을 하나 따서 기름기를 최대한 따라 내고, 프라이팬에 달달 볶는다. 수분이 다 날아갈 때까지 매매 볶는다. 볶아진 참치는 스텐볼에 담고, 이제 계란 스크램블을 만든다. 이것도 참치 옆에 담아 놓는다. 갓 짓은 고슬고슬한 밥이라면 그럴 필요 없지만 어제 저녁을 먹고 남은 식은 밥이 있다. 이것 역시 프라이팬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살짝 두르고 볶는다. 볶은 참치, 계란, 밥에 김을 부숴 넣고 쉐킷쉐킷 섞는다. 간이 부족하면 소금을 적당량 뿌린다. 감칠맛을 생각한다면 참치를 볶을 때 굴소스를 살짝 뿌려도 좋다. 이것이 신의 선물인가 과학의 선물인가. 식구들은 귀신같이 알아챈다. 이런 날 맛있다고 하니 마음은 슬프다. 적당량을 쥐고 작은 주먹밥을 만들어 상추 위에 이쁘게 놓으면 끝이다. 녹색채소도 많이 먹는 게 좋다고 하니. 마지막으로 쌈장을 조금씩 올린다.

 

이렇게 오늘도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봤다. 내일도 아침메뉴가 고민이다.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간편한 식단이 뭐가 있을까? 한 10가지쯤 생각해놨다가 무한 반복을 해야겠다. 매일 고민하는 것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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