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축복 글쓰기 21일 과정'을 함께 하는 멤버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티타임을 가졌다. 식사 때 너무 잼난 얘기들로 시간을 보낸 나머지 정작 할 얘기를 못했다며 바로 옆집 카페에 들어갔다. 어찌어찌 좁은 공간이지만 테이블을 붙이고 자리를 마련하여 12명이 앉았다. 돌아가며 얘기하는 중에 내 차례가 왔다. 딱히 준비된 멘트가 없었기에 걍 솔직히 말했다.

"저는 사실 21일 1기 과정 마치고, 글쓰기 동력을 잃었어요. 바로 옆에 읽고 싶은 책을 쌓아두고, 한두 시간씩 힘든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고요."
이 말을 받아 여러 선배님들이 각자의 경험을 담아 말씀들을 해주신다.
"책 읽기, 글쓰기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멀리 유럽까지 여행을 가서도 하나하나 기록에 남기고, 혼자 방에 있어도 할 일이 있어 좋아. 퇴직 후에도 매일매일 할 일이 있어 지루하지도 외롭지도 않지."
"지난 목요일에 뭐 했어요? 금방 기억나요? 매일 기록해 두면 내 삶이 살아있게 되죠. 과거가 증발하지 않아서 좋아요."
"글을 쓰면 돈이 돼요. 당장은 아니라도"
"평생을 매일 일기, 필사를 해오신 최혜선배님 어머니를 보세요. 돌아가셔도 딸이 엄마와 소통이 되는 거잖아요."
"저도 선배님처럼 몇 년간을 방황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는 글쓰기가 그냥 일상이 된 것 같아요. 숨쉬기처럼."
"글쓰기를 하고부터 사소한 일상도 그냥 사소하지만은 않아요. 좀 더 세심한 관찰자가 돼요."
"선배님 '키위' 글 보고 마트 가면 꼭 키위를 사잖아요. 깎아서 쟁여두고 먹어요."
"선배님 글의 애독자예요. 써주세요."
선배님들의 진심 어린 독려의 말씀이 다시 불씨가 된다. 글쓰기의 장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독백 같은 글쓰기에 지치고 있었는가 싶기도 하다. 글을 쓰면 나의 과거가 그냥 꺼지고 마는 거품이 아니다. 어떤 글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 글쓰기는 좋은 놀잇감이다. 나에게도 즐겨 읽는 독자에게도. 글쓰기는 어쩌면 돈이 될 수도 있다. 글쓰기는 나의 삶을 가치롭게 만들고, 더 나은 내가 되게 한다. 이럴진대 작은 장애물에 쓰러질 일이 아니다. 다시 시작이다. 지금부터는 멈춤이 없기를 기대한다. 다시는 필요성이나 이유를 묻지 마라. 그것은 하기 싫거나 게을러서 그만둘 핑계를 찾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점심으로는 갖은 나물이 가득한 돌솥밥, 카페에서는 페퍼민트를 맛나게 마셨다. 희정선배에게 N빵 하자고 눈짓을 했기에 맘 편히 먹고 마셨더니 결국 점심은 정 많은 인구선배님이, 차는 태산 같은 믿음을 주시는 태훈선배님이 쏘셨다. 매번 이렇게 받기만 해서야.....
함께 하는 <부산큰솔나비> 선배님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부산큰솔나비 #글쓰는이유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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