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생각 94

삶에 대한 자세

[기상청]03월03일11:26 경남 진주시 서북서쪽 16km 지역 규모3.0 지진발생/추가 지진 발생상황에 유의 바람 오전에 안전 안내 문자가 왔다. 아침 출근길에 본 유튜브영상에서는 캘리포니아에 폭설로 야자수에 눈이 쌓이고, 같은 캘리포니아 다른 지역에서는 폭우가 또 다른 지역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단다.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지진으로 사망자가 3,000명, 부상자가 1만명이 넘는다. 상상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고 한다. 이 말이 때론 참 공포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웬일인지 나는 이 말이 의심없이 받아들여진다. 시간차는 있을지언정 정말 그럴 것 같다. 쓰나미로 엄청난 사람들이 희생되는 영화, 바이러스가 인류를 파멸시키는 영화, 괴물같은 이상 괴물체가 나타나 인간을 괴롭히는 공상과학 영화를 어쩌다보게..

맹물생각 2023.03.03

잠, 똥, 밥

갓 태어난 100일 미만의 애기가 우는 이유는 뻔하다. 특별히 뭔가 병이 있는 게 아니라면 배가 고프거나 똥을 싸서 찝찝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잠 투정이다. 초보엄마는 이 뻔한 3가지를 제 때 파악하지 못해서 매번 아기를 울린다. 우는 아기를 안아서 우쭈쭈 달래며 왜 우는지 모르겠다며 한탄을 한다. 하루에도 수십번을 반복하다보면 스트레스가 머리 끝까지 올라오고, 몸은 지쳐 파김치가 된다. 사지 선다형도 아니고 삼지 선다형인데 그렇게 딱딱 맞추기가 쉽지 않다.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헤맨다. 그러나 아이를 몇명씩 키워본 엄마들이나 할머니들은 딱 보면 척이다. '아이고 새댁아, 얼라가 지금 잠이 오네.' '어구 어구~ 이쁜 아가 왜 우나? 에구 배고 고프거만은.' 아가와 일심동체라도 된 것일까? 우는 모..

맹물생각 2023.02.28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법정스님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쳐 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 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써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대부분 피해는 진실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쏘다부은 대가로 받는 벌이다. 2월은 좋은 달이다. 내게 참 소중한 두 분의 생일이 있는 달! 마침 날짜도 비슷해 맛난 밥이라도 함께 하자 했다. 같이 축하해주고 싶다는 새틋한 이쁜 그녀까..

맹물생각 2023.02.27

베이킹소다와 과탄산소다

며칠 전 독일에 유학중인 조카가 오랜만에 한국에 왔다. 외할머니,외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린다며 친정엘 들렀다. 큰언니는 정말 맛난 청도미나리 3단을 사왔다. 싱크대 앞에서 미나리를 씻는 언니, 그 옆에서 입으로만 일하던 나는 배수구망을 가리키며 언니에게 말한다. "언니야, 여기 바봐. 정말 깨끗하지?" "응, 엄마는 어째 이래 깨끗하게 씻으신데?" "소다를 넣어서 설겆이를 하신다네." "소다?" 김치를 썰고 계시던 엄마가 말씀하신다. "그래, 퐁퐁에 소다를 타 놓고 설겆이를 안하나." 몇주 전 너무 깨끗한 배수구망을 보고 깜짝 놀라 먼저 여쭈었었다. "엄마, 혹시 락스에 담갔나?" 락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느냐며 호랑이선생님같이 야단치는 작은언니 덕분에 울집에도 친정에도 락스는 없다. 늘 실험을 하는 꼼꼼..

맹물생각 2023.02.26

노안

나이가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것을 잘 보지 못한다. 문득 여기에 조물주의 큰 뜻이 숨어있는 게 아닌가 싶다. 너무 가까이 있는 자잘한 것들은 잘 볼 수 없게하여 평소 까탈스러웠던 사람들도 적당히 둥글둥글 살 때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지 않을까? 가까운 이의 자잘한 잘못들은 못본 척, 아니 못보게 하여 나이에 걸맞는 포용력을 가지게 하려는 뜻이 아니였을까? 너무 자세히 보이지 않게하여 적당히 묻어둘 것은 묻어두고, 한 발 멀리서 바라보는 안목을 가질 것을 권하는 자연의 섭리인가 싶다. 며칠 취침시간을 지키지 못해서인지, 운동을 게을리해서인지 몸에서 이상 신호가 온다. "주인님, 자꾸 그러시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습니다." 쉬어 주어야 한다. 적게 먹고 잠은 충분히 자야 한다...

맹물생각 2023.02.21

목도리는 사랑을 싣고

딸램이 방학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뜨개질 수업을 등록했다. 요즘 뜨개질을 배운다고 외할머니께 자랑을 했다. "채언이가 할머니 이쁜 목도리 하나 떠줄래?" "네~" 대바늘, 코바늘도 구분 못하는 딸램이 무슨 자신감인지 대답도 씩씩하다. 선생님이 제공해주신 뜨개실로 한땀한땀 배워가며 열심히도 따라한다. 중간중간 실수도 많고, 실을 너무 세게 당겨서 바늘 하나 집어 넣기도 힘들다. 넣었다 뺐다 수없이 반복해야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손이 너무 아파서 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못하겠다하지 않고, 몇번을 풀어서 다시 하기를 반복한다. 조금 진도가 나갔다 싶으면 바늘이 빠지고 코가 풀려서 또 다시다. 할머니와 약속은 과연 지켜질 것인지 요원하기만 하다. 온라인 수업이다보니 실수를 하면 선생님도 수정해주시기가 여..

맹물생각 2023.02.20

취미

"취미가 뭐에요?" ".... 음... 독서에요." 이런 사람만큼 재미 없는 사람도 없다. 그 재미 없는 사람이 나다. 사실 독서가 취미라 할 수도 없다. 그다지 책을 많이 읽지도 않았다. 기껏해야 소설이나 수필집을 몇권 읽는 정도로 취미라고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단지 마땅히 언급할 취미가 없었기에 궁색한 답변을 했을 뿐이다. 그 때 누군가 최근에 무슨 책을 읽었냐, 즐겨 읽는 장르는 무엇이냐,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냐는 등 더 구체적인 질문을 했다면 대략난감한 상황이 펼쳐질뻔 했다. 그럼 난 아무런 취미도 없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수학을 좋아한다. 남들이 다 좋아하는 음악 감상, 영화 감상,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이런 것들에는 젬병이다. 아 여기서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은..

맹물생각 2023.02.16

글쓰기의 효용

옆자리 선생님이 함께 해도 될 일을 굳이 혼자 하시겠단다. 순서를 지켜서 차례차례 해야하는 일인데 나는 아직 서툴고, 설명하면서 하기가 번거러우니 차라리 혼자 하는 게 효용이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 덕분에 나는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매일 1일 1포스팅을 하겠다 마음을 먹고 시작한지가 벌써 111일째다. 일명 '22전략' 2년 동안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겠다는 다짐이다. 명절 연휴기간 2~3일은 포스팅을 못했지만 100일을 즈음하여 글쓰기의 효용에 대해서 정리해보려 한다. 일단 하루를 그냥 보내는 날이 없다. 예전에는 생각없이 마땅히 해야할 일만을 기계적으로 하면서 보내는 날들이 많았다. 되짚어 보면 일주일만 지나도 과거는 차별성이 없는 그 날이 그 날인 무수한 그날들의 ..

맹물생각 2023.02.14

딸램의 꿈

올해 초6이 되는 딸램은 1,2월이 통으로 방학이다. 온라인 누리교실이라고 전국의 학교선생님들이 방학동안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셨다. 무려 300여개가 넘는 강의가 있다. 그 중에 딸은 오일파스텔 2강좌와 뜨개질을 선택했다. 재료까지 택배로 보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알아서 신청하고, 시간 맞춰 듣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니 기특하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온종일 꼼지락꼼지락 뭔가 만들기를 좋아하고, 그리기를 좋아하더니 그 열정이 식을 줄을 모른다. 엄마 맘에는 책도 좀 많이 읽고, 글쓰기도 하고, 수학공부도 좀 했으면 싶다. 자꾸 얘기하면 잔소리 같고,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을 못하게 말릴 수도 없다. 이론적으로는 좋아하는 것 실컷하게 내버려둬야할 것 같은데 현실은 쉽지 않..

맹물생각 2023.02.13

접이식 휴대용 키보드

어느 날부턴가 우리집엔 새 물건을 쉽게 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새 물건이 들어온 특별한 날이다. 며칠 전 장은경선배님을 통해 알게된 김민식피디님의 블로그 글을 보고 '이거다' 싶은 물건을 발견한 것이다. 접이식 키보드! 터치감도 좋고, 폰 하나랑 이 키보드만 있으면 어디를 가든 기록하기가 너무 수월하다는 거다. 남편한테 슬쩍 얘기했더니 받침대로 쓸 수 있는 케이스까지 구매해주시니 이렇게 감사하 때가. 타이핑이 자유로우니 생각마저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다. 손글씨는 생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자연히 손의 속도에 맞게 생각이 느려진다. 생각이 앞서 갈라치면 글씨는 갈매기 할배가 된다. 이 키보드를 받자마자 테스트로 타이핑을 해보는데 생각이 일사천리다. 돈값 제대로 하는 물건을 득템했다. 손에 들고다..

맹물생각 202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