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선생님이 함께 해도 될 일을 굳이 혼자 하시겠단다. 순서를 지켜서 차례차례 해야하는 일인데 나는 아직 서툴고, 설명하면서 하기가 번거러우니 차라리 혼자 하는 게 효용이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 덕분에 나는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매일 1일 1포스팅을 하겠다 마음을 먹고 시작한지가 벌써 111일째다. 일명 '22전략' 2년 동안 매일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겠다는 다짐이다. 명절 연휴기간 2~3일은 포스팅을 못했지만 100일을 즈음하여 글쓰기의 효용에 대해서 정리해보려 한다.
일단 하루를 그냥 보내는 날이 없다. 예전에는 생각없이 마땅히 해야할 일만을 기계적으로 하면서 보내는 날들이 많았다. 되짚어 보면 일주일만 지나도 과거는 차별성이 없는 그 날이 그 날인 무수한 그날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글쓰기를 하는 날은 아무리 바빠도 '일단 멈춤'이 있다. 그리고 생각이란 것을 한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지? 같은 일상이라도 다른 기분 다른 느낌을 받는 것이 있었던가? 오늘 읽은 책 내용은 어땠지? 오늘 우연히 보게 된 그 유튜브 영상이 울림이 있었던가? 아니면 생활 중에 글감을 찾는 레이더가 백그라운드로 돌아간다. 누군가 재미난 멘트라도 날리면 메모를 해둔다. 옛날 같으면 기억을 했겠지만 더 이상 기억을 믿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에 대화 중에라도 기록을 한다. 상대는 어색할 수 있지만 굳이 손메모든 폰메모든 해야한다.
이렇게 하루 중에 글감을 잡고 써 내려가다보면 모든 페이지에 결국 나의 생각, 철학, 가치관이 묻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니 나의 실체가 구체화된다. '나는 대충 이런 사람이지 않을까'에서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로 명확하게 인지가 된다. 나를 알아가는 도구로 글쓰기만한게 없다.
이제 글감만 선택이 되면 날이 갈수록 글쓰기에 대한 부담은 줄어든다. 지난 시간 어느 날을 꼽아도 그 날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좋다. 이렇게 쌓인 글들이 나의 역사가 될 것이고, 노후에 나의 놀잇감이 될지도 모르겠다.
차츰차츰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알아가고, 내가 알아낸 내가 참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글쓰기의효용 #나를알아가는길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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