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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당하지 않는 방법

'뭔가 아니다 싶을 때 그만둬라.' 어디서 주워들은 말인지 메모만 해놓고 출처가 없다. 조한경님의 블로그에서 봤던가? 어쨌거나 맞는 말이다 싶어 적어뒀다. 불법은 아닌 것같은데 투명하게 공개석상에서 말하기 어려운 제안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명백히 불법은 아닌데 내가 주도하지는 못할 일이고 저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제안 말이다. 아니다 싶으면 단호하게 'No!' 한 마디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굳이 망설이며 갈등하는 이유는? 공짜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사실만 가슴 깊이 새기고 있어도 뒤통수를 얻어맞는 경험은 없을 것이다. 모르긴해도 임창정이 연류된 주식 사건도 동참한 사람들이 '뭔가 아니다' 싶은 느낌을 다들 받았겠지만 무시했을 것이다. 잔머리 좋은 것들이 땀흘리지..

맹물생각 2023.06.25

하루 루틴

새벽 4시 50분이면 눈을 뜬다. 저절로 뜨는 건 아니고 휴대폰 알람이 깨운다. 이라는 이름으로 부산큰솔나비 선배님들과 함께 아침을 연지가 벌써 20개월째다. 뭔가 계획성있는 규칙적인 삶이 건강에도 일의 능률면에서도 좋을 것이란 생각에 정인구선배님께서 제안을 했을 때 선뜻 동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몇달간은 참말 쉽지 않았다. 억지로 눈꺼풀을 올려보지만 속에서는 엄청난 번뇌가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지금은 참말 양반이 되었다. 적어도 알람 소리를 못듣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고, 취침시간에 따라 컨디션이 달라지긴해도 처음만큼 힘들지는 않다. 아특아를 시작할 때만해도 이 시간 뭘해야 할지를 잘 몰랐다. 물론 친절한 정인구선배님께서 아주 구체적으로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안내를 해주셨기에 따라할 수 있었다. 그..

맹물생각 2023.06.24

인연

지난 주에 간만에 춘해언니한테서 연락이 왔다. 오늘 형부가 일정이 있어 저녁시간에 여유가 생겼단다. 야호! 언제나 만나면 맛난 밥과 커피가 맛있는 카페까지 데려가주는 참 좋은 언니! 나보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12띠를 되감고도 자해술 3띠를 되짚어야 하는 나이 차이가 무색할만큼 젊은 감성을 지닌 언니다. 오늘도 '보울스'라는 밥집을 안내해준다. 언니와 나는 취향이 비슷한 면이 많다. 그 중에도 특히나 닮은 점은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언니가 추천하는 곳은 무조건 믿어도 된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이 흠이지 퀄리티는 확실하다. 그런데 보울스는 우리가 지향하는 건강한 식재료에 가성비까지 있다. 서면 핫플레이스답게 젊은이들이 선호할 분위기다. 속 편하고, 혈당 스파이크 걱정 없고, 간편하고,..

맹물생각 2023.06.23

한때

모든 것이 한때다. 꽃봉오리가 피어나기 직전처럼 10대의 뽀송뽀송, 촉촉함과 탱글탱글함을 담은 푸릇푸릇함도 한때이고, 봉오리에서 살짝 피어난 장미처럼 타고난 기질이 그대로 드러난 성숙미와 젊음이 한창 피어나는 20대도 한때다. 그 후 만개한 꽃이 시들어 지고,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흙으로 돌아가 다시 꽃으로 환생한다고 보면 무한 궤도를 달리고 있다고 보아야할지도 모르겠다. 태어나 10대가 되기전에는 기억도 온전치 않지만 드문 드문 떠오르는 이미지를 조합해보면 그저 본능에 가깝게 산 시기였던 것같다. 맛있는 것이 있으면 내가 먹고 싶었고, 좋은 것은 내가 갖고 싶었다. 어른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심에 대체로 부모님, 선생님 말씀을 잘따르는 착한 아이였다. 칭찬을 듣기 위해 쑥을 캐서 이웃..

맹물생각 2023.06.21

첫사랑

성석제 작가의 소설을 읽은 건 처음이다. 작가의 이름은 고등학교 국어책에서 봤던가 싶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 그런데도 이 분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자각했다. 와이에스나비 독서모임 책으로 지정되고 상호대차 신청한 책이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았다. 장편 소설이 아닌 단편 여러 개가 실린 책이란 사실을. 책의 맨 마지막 단편의 제목이 첫사랑이다. 작가의 데뷔작인 가 첫 단편 소설로 실려있다. 읽는 내내 뭐지 뭐지 했다. 조폭같은 어느 사내가 교통사고로 차에 탄 채 추락하는 4.5초 동안을 자그마치 34페이지에 걸쳐서 묘사하고 있다. 아니지 단순히 그 순간만이 아니라 함께 동승한 청바지라 불리는 애인도 아닌 여인과 함께 하게 된 배경부터 이런 저런 장황한 설명들이 불쑥 불쑥 출현한다...

책이야기 2023.06.20

습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에 하나가 습관이다. 나의 무의식적인 습관 중에는 차 키와 최애 펜을 사용하고나면 늘 들고 다니는 가방의 가운데 지퍼가 있는 칸에 넣는 것이다. 책상 위에 책과 다이어리, 펜 등이 어지럽게 흩어진 채로 갑자기 나갈 일이 생기면 허겁지겁 챙겨넣게 된다. 급히 나와서 엘리베이트를 기다리면서 차키와 펜을 확인해보면 백퍼는 아니라도 대체로 가방에 잘 들어 있다. 가끔은 펜을 가방에 집어 넣는 습관때문에 남의 펜까지 들어있어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오늘은 식탁 위에 메모를 하다가 펜을 올려두고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식사 후 딸램이 꼭 보고싶어하던 영화를 네플릭스로 보면서 멋진 대사를 발견했다. 급히 식탁 한 켠으로 밀어둔 펜을 가져와 메모를 했다. 그리고 다시 식탁에서 딸램과 수학 공..

맹물생각 2023.06.19

다맥 어촌 체험휴양마을

사천시 서포면 다맥 어촌 체험마을. 남편의 외가 가족들이 모였다. 어머님의 형제자매분들은 유달리 돈독한 우애가 있어 매년 이 맘때쯤 한 자리에 모여 1박 2일 행사를 한다. 이번에도 어머님 아버님을 비롯해 어머님의 여섯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분들, 그 분들의 자제분들, 또 그들의 자녀까지 모인 가족수가 37명이다. 올해는 12년전 결혼 후 처음으로 가족 행사에 참여했던 그 장소로 다시 모였기에 감회가 새롭다. 그 때는 숙소 앞 바닷가에 태풍으로 청각이 엄청 밀려와 있었다. 바닷가 고성 출신인 어머님과 세 분의 시이모님은 그냥 버려두기 너무 아까우셨든지 손에 손에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주워담기 바쁘셨다. 들뜬 마음이라 그랬든지 이모님 한 분이 서두르다 그만 미끄러져 살짝 다치기도 했던 에피소드가 있다. 이번..

여행 2023.06.18

일본인의 절약

일본 도야마를 여행할 때다. 하룻밤 묵은 호텔에서 화장실 변기를 보며 참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볼 일을 보고 손 씻은 물을, 다시 변기에 내리는 물로 활용할 생각을 하다니.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왜 다들 따라하지 않을까 신기할 정도다. 내가 관련 업종에 종사하거나 공직에 몸 담아 시설 관련 일을 한다면 당장에 적용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들도 모르지 않을 텐데.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라며 초등학교에서 양치법을 철저히 교육받은 딸램은 양치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낭비라며 자주 타박을 한다. 생각해보면 개인을 한 명 한 명 바꿔 나가는 것보다 절약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일텐데 말이다. 색다른 변기 하나를 보고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

여행 2023.06.16

그 바다

아. 이 귀한 사진을 놓칠 뻔 했다. 오늘은 무슨 글을 쓸까? 딱히 한 일도 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했더니 벌써 취침 시간이 다가온다. 오늘 글감도 아직 못 정했는데 난감하다. 블로그에 키워드만 적거나 사진만 올려 임시저장 해둔 파일을 뒤져 본다. 아 이 사진! 사진과 함께 글을 반쯤 쓰다 말았다. 이어 쓸까도 생각했지만 사진을 담을 당시의 감동으로 써 내려가던 글을 절반 이상 식은 감정으로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백스페이스로 과감하게 날려 버렸다. 바로 아래 이 사진은 작년 겨울 어머님, 아버님, 딸램과 울부부가 2박 3일 일정으로 강릉을 여행할 때다. 동해바다를 따라 올라가며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렀던 장사해수욕장! 물감으로도 감히 흉내내기 힘던 하늘, 바다, 모래 사장의 색깔에 매료되어 '..

여행 2023.06.15

방토야 방토야

딸램이 학교에서 씨앗을 3개 가지고 왔다. 학교에서 방울토마토 씨앗을 5개씩 받아 심었단다. 남은 것을 친구들이 버리려해서 아까워서 챙겨왔다고 한다. 외할머니댁에서 담아 온 흙을 빈 화분에 담고 그 작은 씨앗을 묻어뒀다. 2주일 정도 지났을까 정말 신기하게도 작은 싹이 보인다. 3개가 모두 싹이 났으니 성공확률 100%다. 너무도 약하디 약해서 저것이 어떻게 자라서 방울토마토를 맺을까 믿음이 가지 않는 모습이다. 그 깨알 같은 작고 까만 씨앗에서 파릇파릇 싹이 돋는 것 또한 보지 않았다면 믿기 어려운 모습이고 보면 자연의 신비를 나의 빈약한 상상력으로 재단해서는 안되겠다. 그러고 또 한달쯤 지나고나니 눈에 띄게 자랐다. 싹이 날지 말지, 나더라도 얼마나 클지 가늠할 수 없었기에 작은 화분에서 시작한 것이..

맹물생각 2023.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