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맥 어촌 체험휴양마을

맹물J 2023. 6. 18. 22:36

사천시 서포면 다맥 어촌 체험마을. 남편의 외가 가족들이 모였다. 어머님의 형제자매분들은 유달리 돈독한 우애가 있어 매년 이 맘때쯤 한 자리에 모여 1박 2일 행사를 한다. 이번에도 어머님 아버님을 비롯해 어머님의 여섯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분들, 그 분들의 자제분들, 또 그들의 자녀까지 모인 가족수가 37명이다. 올해는 12년전 결혼 후 처음으로 가족 행사에 참여했던 그 장소로 다시 모였기에 감회가 새롭다.

그 때는 숙소 앞 바닷가에 태풍으로 청각이 엄청 밀려와 있었다. 바닷가 고성 출신인 어머님과 세 분의 시이모님은 그냥 버려두기 너무 아까우셨든지 손에 손에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주워담기 바쁘셨다. 들뜬 마음이라 그랬든지 이모님 한 분이 서두르다 그만 미끄러져 살짝 다치기도 했던 에피소드가 있다.  

이번에는 낡았던 숙소가 새롭게 단장을 했고, 우리가 도착하니 서서히 썰물이 되어 갯벌이 드러났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왔지만 갯벌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장비들이 갖추어져 있어서 고민 끝이다. 사이즈별로 장화가 준비되어 있고, 호미까지 있다. 각자 발에 맞는 장화를 찾아 신고, 호미도 한개씩 들었다. 먼저 도착해서 갯벌에서 뭔가 소득을 올리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작은아가씨 부부와 우리부부, 조카 지율이, 딸램 채언이 함께 했다. 지율이는 꼬맹이 때 보고 아주 오랜만에 만났것만 엄마, 아빠가 없는데도 선뜻 따라 나서는 폼이 제법 의젓하다.  그렇게 한 조가 된 우리의 소득은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꽃게 가득과 새우 몇마리. 라면에 넣어 먹어야 하나, 기름에 튀겨 먹어야 하나 궁리궁리하다 다시 해가 밝았다. 뒷정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물어보니 주인장이 방생해주시길 기대하며 그릇에 그대로 담아두고 왔다고 한다. 직접 방생해주고 오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외가 식구들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어머님의 부모님 두분에 의해 뻗어나간 자손들이 이렇게 한 번에 많이 모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멀리 서울, 천안에서, 부산, 양산, 창원, 가까이는 하동 등 각지에서 모였다. 이 많은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1박 2일 동안 대가족이 먹을 음식 준비는 또 얼마나 힘던 일인가. 그럼에도 장소 마련은 물론 음식 준비까지 일사분란하게 손발이 맞고, 설겆이와 뒷정리까지 척척 진행된다. 이럴 때는 신혼부부나 예비부부의 신랑들의 활약이 크다. 그 큰 키를 꺽어 싱크대 앞에서 재바른 손놀림과  만면에 미소를 가득 담고 질문에 응대하는 모습은 특별한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고서야 어찌 가능하겠는가. 초심을 잃지 않는 멋진 신랑, 사위, 아빠가 되길 바래본다.    

이모, 고모, 삼촌, 사촌들, 조카들까지 서로서로 챙겨주는 마음들이 참 이쁘다. 나와 같은 며느리들만 고생할까봐 아가씨들도 앞다투어 부엌으로 들어오고, 혹시라도 오래 서 있다 싶으면 얼른 앉으라고 손짓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먼저 챙겨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헤어질 때는 어른들 용돈을 일일이 챙기고, 조카들 한명 한명 용돈을 챙겨주는 사촌들. 참 정도 많고, 성품 하나만은 보증수표들이다. 요즘 세상에 참말 보기 드문 가족애를 과시하는 집안 사람들. 이런 분들과 한 가족이 될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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