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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의 장편소설 를 읽었다. 여즘 워낙 핫한 소설이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을 매료시키길래 예약하지 않으면 볼 수 없을까? 최근 10년이상은 거의 소설책을 읽은 적이 없다. 요즘 들어 독서모임 도서로 지정되어 몇 권 읽게 되었다. 작가 자신의 자전소설들이 좋다. 완전 허구가 아니라 충분히 있을 법한 아니 있었던 이야기에 독자를 위해 색깔을 입히고, 모양을 다듬은 것이 더 생동감 있다. 이 소설 또한 작가의 아버지, 빨치산인 아버지 이야기를 담았다. 시작은 이렇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인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뇌진탕으로 돌아가셨다. 시작부터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인간은 본질적으로 멀티가 안된다는데도 눈물을 흘리면서 '푸하..

책이야기 2023.01.14

큰언니

큰언니의 인스타 사진을 캡쳐했다. 내가 하트를 살짝 누르면 정열의 빨강이 된다. '좋아요 1개'. 언제나 '좋아요 1개'다. 언니가 다른 사람 피드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은 없다. 그저 혼자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올릴 뿐이다. 언니는 경산에서 부동산을 한다. 여행 다니기를 좋아하는 언니는 한가한 시간에는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고 했다. 그러다 영어공부가 시들해졌는지 요즘은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엥? 언니가 웬 그림? 그림에 ㄱ도 모르는 사람 아니였어?' 우리 형제자매들은 어릴 때부터 늘 빠듯한 살림을 일궈내시느라 밤낮으로 고생하시고, 그 와중에 늘 다투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이런 환경에서 '빗나가지 않고 이렇게나마 우리가 살아가는 건 대단한 거야.'라고 한다. 다섯자매 중에 막내인 나도 늘 불안과 ..

맹물생각 2023.01.13

엄마는 마라탕이 싫다고 하셨어

두어달 전부터 딸램이 마라탕을 먹고싶다고 한다. 그 전에도 딸램 덕분에 두번 먹어봤지만 아무래도 내 취향은 아니다. 일단 국물맛이 어떻게 나는것인지 의심이 된다. 못먹을 맛은 아니지만 왠지 첨가물이 잔뜩 들어갔을 것 같은 느낌때문인지 다시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남편은 한 번도 못먹어 봤다기에 "아빠에게 맛을 보여주고 싶어"라는 핑계로 마라탕을 먹으러 갔다. 나름 검색을 해서 양산에서 마라탕 맛집을 찾았다. 블로그 주인은 사진을 잘 찍은 것인지, 비쥬얼도 맛도 굿굿굿. 배가 찢어지도록 먹었다고 한다. 함께 주문한 멘보사와 꿔바로우도 넘 맛나니 꼭 다시 오고싶은 곳이라 소개했다. 그러나 딸램은 내가 찾은 곳은 재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집이 아니라 싫단다. 딸램 소원들어주는 날이니까 원하는 곳으..

맹물생각 2023.01.12

1010 전략

자청의 를 읽고 22전략을 시작한지 오늘로 77일째다. 하루 2시간씩 책을 읽고 글쓰기를 2년 동안하는 전략이다. 그러면 뇌의 구조가 바뀌고, 내가 바라는 삶에 최적화된 뇌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고명환씨의 를 읽고 1010전략도 실천해보려 한다. 1010전략이란 하루 10페이지씩 10권의 책을 읽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봐도 불가능해보인다. 한페이지를 1분에 읽는다해도 100분! 고도의 집중력과 너무 어렵지 않은 책일 때 가능할까? 잘 모르겠다. 한 번 해보는 거지. 고명환씨도 책에서 얘기했듯이 일단 한권의 책을 100페이지 읽는 것보다 더 재밌다. 10권 목표가 명확하니까 더 실천력이 올라간다. 짜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버리는 시간 없이 알찌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책 내용을 ..

책이야기 2023.01.11

간장게장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 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전에 가만히 알들에게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 공부의 시작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생 동안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이 것은 낡은 생각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오래된 인식틀을 바꾸는 탈문맥입니다. 그래서 니체는 '철학은 망치로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갇혀있는 완고한 인식틀을 깨뜨리는 것이 공부라는 뜻입니다.(..

맹물생각 2023.01.10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얄팍한 테크닉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서를 통해 아이디어가 생기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확신을 얻어 행동한다. 또 책을 읽고 선순환의 루틴을 만든다. 즉 아래와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책--> 아이디어 --> 확신 --> 실행 --> 책 독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 준다. 책은 계속 질문을 던진다.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생각을 하게 된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면 끌려 다니지 않고, 내 삶을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의 밥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연봉이 높은 이유는 생각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고..

책이야기 2023.01.09

쥐젖과 허니보이

'쥐젖'을 아시나요? 정확한 명칭은 '연성 섬유종'입니다. 피부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죠. 성인의 4~50%가 있다고하니 아마도 이 글을 읽고 계신 님의 목이나 겨드랑이에도 이런 모양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단지 미관상 보기 싫으니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간단히 제거하는 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한 번 생긴 건 잘 없어지지도 않고, 개수가 점점 더 늘어가죠. 좀 징그럽기도 하고, 모르긴해도 옷이나 피부에 쓸리면 불편하겠죠? 하지만 알아보니 그저 외관상의 문제만이 아니네요. 쥐젖이 생기는 원인은 노화나 임신같은 호르몬의 변화, 당뇨나 당뇨전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생깁니다. 궁극적으로는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긴 거랍니다. 한마디로 내 몸에 쥐젖이 있다는 것은 은 '인슐린 저항성..

건강 2023.01.08

놋그릇

드디어 결혼기념일 선물로 받은 방짜유기가 도착했다. 몇 주에 걸쳐 방짜유기를 공부하고, 믿을 만한 이형근 방짜유기를 세식구에 맞게 구입을 했다. 택배박스를 풀면서 생각보다 무거운 것이 잘한 짓인가 싶다. 넘 깊게 고민하고 있을 만큼 시간이 여의치 않다. 유튜브에서 유기그릇 처음 세척하는 법을 검색하니 식촛물에 2시간 정도 담궈두란다. 밤에 담가둔지라 아침까지 그냥 뒀다. 그러니까 8시간정도는 식촛물에 담겨 있었는데 괜찮을런지 모르겠다. 아침에 파워버즈(억센 암웨이 녹색수세미)로 벅벅 밀어서 닦았다. 물기를 바로 닦지 않으면 얼룩이 진다길래 마른 행주로 정성스레 매만지며 닦았다. 가지런히 선반에 올려놓으니 일단 참 고급지고 이쁘기는 하다. 부엌이 쪼끔 있어빌리티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저녁에 돌아와 딸램이랑..

맹물생각 2023.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