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본인의 절약

맹물J 2023. 6. 16. 22:40

일본 도야마를 여행할 때다. 하룻밤 묵은 호텔에서  화장실 변기를 보며 참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볼 일을 보고 손 씻은 물을, 다시 변기에 내리는 물로 활용할 생각을 하다니.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왜 다들 따라하지 않을까 신기할 정도다. 내가 관련 업종에 종사하거나 공직에 몸 담아 시설 관련 일을 한다면 당장에 적용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들도 모르지 않을 텐데.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라며 초등학교에서 양치법을 철저히 교육받은 딸램은 양치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낭비라며 자주 타박을 한다. 생각해보면 개인을 한 명 한 명 바꿔 나가는 것보다 절약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일텐데 말이다.  색다른 변기 하나를 보고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사람이지만 패키지 여행에는 가장 큰 장점이 하나 있다. 무엇보다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적절하고 재미난 설명 덕에 여행이 한층 즐거웠다. 고령화 때문이라 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본은 벌이가 적고 물가가 비싸서 엄청 아껴 산다고 한다. 우리들은 집에 들어가면 방방마다 불을 훤히 밝히는 반면에 일본인들은 대부분 불은 필요한 공간에만 켜고 그마저도 그다지 밝지 않다고 한다. 여름에도 실내온도는 28도로 제한하고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한다. 어디를 둘러봐도 대체로 집도 작고, 차도 작고, 사람도 작다. 우리나라 부산의 자갈치 시장과 비슷한 큰 전통시장이라고 찾아간 오미초시장에서 상인들이 팔려고 내놓은 물건들을 보고 놀랬다. 온통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에서 수산물 시장에 수산물이 풍부하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뭐든지 포장 단위가 작고, 수박도 반으로 잘라 판다. 마트에서 1~2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으로나 있을 법한 단위을 전통시장에서. 가격은 사악한데 양은 감질나게 적다. 선뜻 사고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없다.

어쨋거나 일본은 매사에 아껴쓰는 것이 습이 되어 있다고하니 배울 점도 많겠다. 구매 단위가 적은 것을 보면 과식도 적을 것 같고, 버리는 음식도 적을 것이다. 보관을 위해 무리하게 큰 냉장고를 가동하며 에너지를 낭비할 일도 없다. 물론 집이 작으니 커다란 수박 한덩이가 쉽게들어가는 큰 냉장고도 없다고 한다. 그보다 지진 같은 자연 재해가 많아서 많이 쟁여 두려하지도 않는다고. 이처럼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며 발전된 문화겠지만 우리내 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이질감을 느낀다.  

또 110볼트를 사용하니 전력이 약하다. 일본에서 우리만큼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도 전기와 통신이 자주 끊겨서라고 한다. 언니가 갖고 간 다이슨 드라이기는 아예 켜지지도 않고, 내가 챙겨간 매직기는 열이 많이 나지 않아서 효과가 별로 없다.

배울 점도 많은 일본이지만 살기는 우리나라가 훨 좋은 것 같다. 최근 일본 여행 중 메모해둔 기록을 가지고 인상적인 부분을 찾아 조금씩 올려보려 한다. 옆에 수시로 말을 거는 딸램 덕분에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다.


#물절약 #변기위손씻기 #일본여행 #110볼트 #도야마 #오미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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