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 매화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철 따라 꽃 따라 소풍 가는 걸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절대 피하고 싶은 사람들. 아침 일찍 8시경 시어른들을 양산으로 오시게 하고 도시락을 싸서 원동으로 간다. 이른 출발임에도 평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좌회전하지 마시오.' 안내판은 서있어도 아직 길을 막아놓진 않았다. 잽싸게 좌회전을 해서 목적지로 향한다. 우리는 축제 장소가 아닌 우리만의 아지트를 찾아가는 길이다. 원동초등학교를 통과해서 팔각정으로 올라가면 사람들이 잘 모르는, 멋진 매화향연을 즐기며 쉴 수 있는 곳이다. '어라 막아놨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학교 앞을 막아놔서 아예 진입할 수가 없다. 주변에 주차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주차장은 한참 멀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쭉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