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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북

오늘은 격주로 있는 소금북 독서모임날! 멤버 한 분이 집으로 초대를 해주셨다. 이 분 손을 거치면 고만고만한 음식도 고급 요리로, 비쥬얼 내기 힘던데 생각했던 음식도 아주 그럴싸하게 변하고 만다. 넉넉한 마음씨만큼 양껏 내어주시니 초대받으면 배는 홀쭉이로 만들어 가야한다. 그야말로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감칠 맛을 접수하고, 온 몸으로 건강을 느끼게 한다. 고급 호텔식이 부럽지 않은 대접이다. 언제나 사람을 먼저 귀하게 대접하는 성품이 그대로 상차림에 다 드러난다. 자리에 앉으면 내가 마치 귀인이 된 듯하다. '당신이 주인공이십니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이런 대접을 받고 어찌 감동이 없을 수 있으랴. 다 좋은데 채써는 솜씨가 서툰 것이 흠인 분인데 밤새 준비하고, 이른 아침부터 얼마나 공을 들..

맹물생각 2023.04.03

자기 앞의 생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 장편소설 / 마누엘레 피오르 그림 젊은 시절 창녀로 살았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악몽같은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로자 부인.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창녀로 살 수도 없게 되자 창녀의 자식들을 키워주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 아이들 중 한명인 모모는 엄마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아버지는 더 더욱 알지 못한 채 정확한 나이도 생일도 모르고 살아간다. 부모를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기에 태어나자마자 맞닥뜨린 바닥인생! 부정할 수도 없고, 받아들이기엔 왠지 억울한 기분일 것이다. '이 번 생은 내 역할이 이름도 모르는 창녀의 아들이구나.' 인정하고 받아들이 것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자수성가하여 훌륭한 일을 하는 판사가 되었습니다. ' 정도가 되면 잘 산..

책이야기 2023.03.31

작가 이명률

이명률님은 2009년, 2023년 2권의 책을 내신 작가님이다. 작가님은 2000년부터 거의 매일 어디를 가시든 무슨 일이 있든 일기를 쓰셨다. 그 10년 기록을 모아 2009년 칠순을 기념하여 책을 내셨다고 한다. 물론 자비로 아니 자녀들이 선물로 출판을 해드렸다고 한다. 또 한권은 며칠전 출판되었다. 여전히 자비로 출판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족보보다 더한 의미를 가진다. 은 결혼을 앞두고 남편이 아버지께서 쓰신 책이라며 선물을 주었다. 하루밤을 세워가며 절반이상을 읽었던 기억이 벌써 10년이 넘었다. 평범한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들이 참 담백했고, 여유가 있고, 평화로운 분이구나 생각했다. '이런 멋진 분을 아버지로 둔 사람! 참 복도 많지.' 생각했던 것 같다. 그 후 나의 아버님이 되신 작가님은 ..

책이야기 2023.03.29

우엉김밥

며칠 전 야심차게 우엉조림을 만들었다.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도 좋고,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에 열심히 도시락 반찬으로도 싸 다녔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혼자만 먹고있다. 우엉채를 너무 굵게 썰어서 나무토막같은 느낌도 살짝 있긴하지만 식구들은 밥상 한가운데 놓여 있어도 젓가락이 피해 다닌다. 이 좋은 우엉을 온식구들이 사이좋게 나눠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옳거니, 비빔밤 다음으로 훌륭한 한그릇 음식 김밥이다. 김밥은 참 장점이 많다. 남은 반찬이나 채소들을 정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간편하게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기막힌 방법이다. 바쁠 때는 재료를 미리 준비해뒀다가 2~3일정도는 그때 그때 밥만 지어도 갓한 김밥처럼 먹을 수 있다. 우엉조림 하나를 보고 시작한 김밥이 냉장고에서 운명을 ..

맹물레시피 2023.03.28

당근토마토쥬스

재료 : 당근1개, 토마토 2개, 올리브류 3T, 소금 약간, 꿀 조금 순서 : 1. 당근을 수세미로 깨끗히 씻는다.(감자칼로 껍질을 벗기지 않는다.) 2. 당근은 듬성듬성 썰고, 씻은 토마토는 열십자로 칼금을 긋는다. 3. 2의 당근과 토마토를 찐다. 4. 3을 식혀서 믹스기에 넣고, 기호에 따라 꿀과 올리브유, 소금을 살짝 넣고 간다. 물로 농도를 맞춘다. 토마토의 빨간색에는 라이코펜이,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지요. 특히 껍질에 많다고하니 애써 껍질을 벗기지 않는게 좋아요. 그리고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은 둘다 지용성이라 오일과 함께 익혀서 섭취했을 때 흡수율이 가장 높아집니다. 둘은 궁합도 참 잘 맞아서 함께 섭취하면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배가 된다고 합니다. 베타카로틴은 점막에 너무 중요한 ..

맹물레시피 2023.03.27

콩물 두유

재료 : 콩(대두, 쥐눈이콩, 서리태, 푸른콩 등), 소금 약간 (볶은 땅콩이나 아몬드 추가해도 좋음) 순서 1. 콩을 깨끗히 여러 차례 씻는다. 2. 콩 양의 2배의 물을 부어 10시간정도 불린다. 3. 불린 콩과 물을 함께 냄비에 부어 가열한다. 4. 콩이 떠오른 후 5분정도만 더 끓인다. 5. 4를 식힌 후 1회분량씩 소분하여 냉동실에 보관한다. 6. 믹스기에 삶은 콩과 삶은 물, 소금 약간을 함께 넣고, 충분히 갈아준다. 기호에 맞게 물을 추가하여 농도를 맞춘다. (볶은 땅콩이나 아몬드, 꿀 등을 추가하셔도 좋아요.) 콩은 맛있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식재료 중에 하나다. 우리 몸에도 얼마나 좋은 작용을 하는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이렇게 사랑스런 아이를 너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내 입맛에 감..

맹물레시피 2023.03.26

올리브유

식용유를 생각없이 보이는 대로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그렇게해도 별 문제나 탈이 없었기에 그런 것까지 고민해야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갈수록 젊은 나이에도 질병이 생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셋 중에 한명이 암인 시대라고 한다. 특히 먹거리에 문제가 많다고하니 식재료를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하게 된다. 특히나 가정 주부라면 거의 매일이다시피 사용하는 식용유를 간과할 수 없다. 식용유로 쓰기에 건강한 오일이 뭘까? 콩기름, 카놀라유, 옥수수기름, 면실유는 100%로 GMO라고 하니 일단 배제한다. 게다가 이들은 염증을 유발하는 오메가6 기름이라니 더 더욱 비추다. 그렇다면 어떤 기름으로?? 이래 저래 알아본 결과 올리브유를 추천한다. 왜냐? 이는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산폐가 덜 일어나고, 항산화, 함염..

맹물레시피 2023.03.25

우엉조림

재료 : 우엉 500g(3뿌리정도), 조청70g, 간장70g, 올리브유1t, 참기름1t, 견과류 약간(호두나 아몬드슬라이스), 통깨1T, 건고추, 마늘 10개 순서 : 1. 우엉을 수세미로 쓱쓱 또는 칼등으로 쓱쓱 하며 씻는다.(껍질에 좋은게 많아요.) 2. 채썰기를 한다. 3. 절대로 물에 담궈두지 않는다.(영양분 다 빠져나가요) 갈변도 ok. 어차피 간장에 졸이니 더 빛깔이 좋다. 4. 빨간건고추 듬성듬성, 마늘 편썰기 한다. 5. 후라이팬에 간장, 조청을 넣고 끓이다 건고추, 마늘도 넣는다. 6. 5에 채썬 우엉을 넣고 섞어준다. 쎈불 7. 소스의 양에 따라 불 세기를 조절하고 저어가면서 걸쭉해질 때까지 졸인다. 견과류도 넣는다. 8. 자박해지면 올리브유 1t, 참기름 1t 넣어 윤기나게 9. 통깨..

맹물레시피 2023.03.24

당근케이크

얼마 전부터 딸램이 당근케이크가 먹고 싶단다. 레시피북을 보면 당근케이크는 모양이 이쁜 것도 아니고 컬러가 눈길을 끄는 것도 아니다. 실제 몇번 만들어봤지만 누군가에게 선물하기는 폼이 나지 않는 빵이다. 주재료로는 쌀가루에 계란, 당근, 애호박, 견과류 범벅이다. 설탕과 오일도 제법 들어간다. 아 중요한 뽀인트는 계피가루! 계피가루를 넣어서 계피향이 입안에 은은히 퍼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래들은 싫어할 맛인 것 같은데 좋아하는 딸램이 고맙다. 얼마전까지 간식으로 먹으라고 냉동실에 쟁여둔 오메기떡이 바닥을 보인다. 남편은 4일에 한 번 꼴로 점심식사로 콩물과 주전부리할 수 있는 떡이나 빵을 챙겨간다. 이왕이면 좀 더 건강하고 맛있는 것이면 좋겠다. 당분간은 주전부리를 직접 만들어봐야겠다. 나흘마다. ..

맹물레시피 2023.03.23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작가의 는 누군가가 참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라 하여 독서모임 선정도서가 되었다. 직전에 우리는 보도새퍼의 을 읽고 토론했다. 후자는 자본주의의 정수를 얘기하는 반면에 전자는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들어간다는 것 말고는 참으로 상반된 주제의 책이다. 그런데도 선뜻 ok한 멤버들은 참으로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들이다. 한 분은 왜 이런 책을 좋다고 추천했는지 모르겠다 했다. 나는 어렴풋이 그녀가 왜 추천했는지 알듯하고, 나도 참 감동적으로 읽게 됐다. 나란 사람, 나란 사람이 하는 일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보자. 저자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한다. 내가 나 자신임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모든 것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온다는 뜻으로 지옥은 타인에 있다. 타인이 사라지면 내가 누구인지,..

책이야기 2023.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