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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맹물J 2024. 3. 13. 06:38

"못 찾겠다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수~울래"
세계에는 7대 불가사의가 있다지만 우리 집에도 불가사의가 하나 있다. 참 신기한 일이다. 건조된 빨래들을 개키다 보면 꼭 짝 잃은 양말들이 나온다. 지금 보이지 않는 짝은 세탁물통에 있겠지. 아님 지난번 서랍에 넣어둔 한 짝과 맞겠지 생각한다. 서랍에 넣어둔 싱글 양말들도 다 꺼냈고, 세탁을 모두 완료해서 세탁물통에도 남아있는 양말도 없다. 혹여 구멍이 나도 한 짝만 버리는 일은 없었다. 작은 구멍은 꿰매어 짝을 지어 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야청청 나 홀로를 고집하는 이 녀석들은 그야말로 불가사의다.  물증은 없더라도 심증이라도 가는 사람이 있으면 위로라도 될 텐데 그렇지도 못하다. 

짝 잃은 가장의 양말

가장의 양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딸램과 함께 신는 우리 양말도 그렇다. 짝 잃은 양말이 가장 꺼 9개, 우리 꺼 8개, 17개나 된다. 이쯤 되면 세탁기가 범인이거나 세탁기를 부리는 주부가 용의 선상에 올라올 법하다. 맹세코 나는 버린 적도 은닉한 적도 없다. 혹시 세탁기가 삼키나? 빙글빙글 돌아가는 통 어디에도 양말을 숨길만한 곳은 보이지 않는다. 오리무중! 

짝 잃은 딸램과 나의 양말

아주 가끔 비슷한 컬러에 무늬가 다른 걸 눈치채지 못한 가장이 신고 출타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그렇다고 벗어놓고 오지는 않는다. 영원한 우리 집의 미제로 남을 것인가. 이래서 양말은 똑같은 것을 여러 개 사서, 모두가 서로의 짝이려니 생각하며 신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러면 편리하긴 하겠지만 얼마나 찐 맛이 없겠는가. 오모나~ 내가 편리성을 후순위로 밀어내는 걸 보면 내 삶에 여유가 좀 생기긴 했나 보다. 가성비나 안전성, 편리성 이런 것들이 인생 최고의 가치인 줄 알고 살았던 내가.

 

"돌아와 나에게 돌아와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모두 내가 잘못했어~"

 

앞뒤 순서가 맞는지도 모를 유행가 가사가 문득 떠오른다. 

 

#양말 #짝잃은양말 #불가사의 #양말짝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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