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 가족의 통신비 다운사이징에 돌입했다. 어머님댁와 우리 집 와이파이와 인터넷, 어머님, 아버님, 가장과 나, 딸램 5명의 휴대폰 비용을 다 합치니 13만 원 정도가 매달 지출되고 있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아주 한결같은 SK 충성고객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가 받은 혜택은 결합할인이라 하여 인터넷 하나를 공짜로 하나는 일부 할인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MZ세대들은 알뜰폰을 이용해서 통신비 0에 도전한다는 얘기를 몇 차례 들었다. 조카는 통신비에 몇 만 원씩 내고 있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호구들이라는 것이다. 알뜰폰은 왠지 가끔 통신장애도 생길 것 같고 불완전 제품이라 아이들이나 시니어들에게나 맞는 상품이란 고정관념이 있었다.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몇 차례 반복해서 듣다 보니 나야말로 말로만 듣던 그 호구가 아닌가 싶었다. 가장도 우리가 결합할인을 받고 있으니 큰 차이 없을 거라며 시큰둥하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지나가듯 던진 말을 귀담아듣고 있었는지 가장이 알뜰폰 얘기를 꺼낸다. 이래저래 알아보니 매달 4~5만 원 정도를 절약할 수 도 있겠단다. 결국 장장 2주에 걸쳐서 인터넷 2개, 알뜰폰 5개를 셀프 개통으로 성공했다. 우리 부부야 개통에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문제는 어머님, 아버님, 엄마는 상황이 달랐다.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었다. 부모님도 각자 본인 명의로 개설된 휴대폰을 갖고 계셨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본인인증을 위해서는 토스인증이나 카톡인증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제방법으로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가 없기에 계좌로 바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어른들을 가입시키기 위해서 춥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 우리가 감수한 짓은 아래와 같다.
먼저 농협통장을 들고 농협 ATM기 앞에 선다.
토스앱을 설치하고 통장정리를 해서 1원 인증 번호를 확인하고 입력한다.
무사히 토스계좌가 개설된다.
그다음 부모님과 함께 통장과 신분증을 들고 농협으로 간다.
인터넷뱅킹을 신청한다.(보이스피싱범이 아닌가 살짝 오해도 받는다.)
집으로 돌아와 공인인증서를 깐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금융인증서로는 되지 않아서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를 다시 깔아서 성공했다.
여기까지 되고 나면 큰 고비는 넘긴 것이다.
우리는 한 가지 더 욕심을 냈다. 7개(인터넷 2개, 휴대폰 5개)의 카드를 이용해 제휴카드 혜택을 받으면 온 가족 통신비 0원에 도전할 수 있겠다는 가장의 제안이 솔깃하다. 매달 카드마다 30만 원씩 사용을 하면 각각 연결된 통신비가 16000~17000원씩 할인이 된다. 결국 실제 지출되는 비용은 총 1~2만 원으로 끝난다는 결론이다. 인터넷 비용 17,000원, 19000원, 시니어통신비 10,900원, 우리 부부는 15,900원. 그러려면 아버님 이름으로도 카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더욱 어려움에 봉착했다. 알뜰폰 통신사, 카드사와 아버님, 가장 3자 통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시간을 맞추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아버님 출퇴근시간, 가장의 쉬는 날, 주말은 안되고, 점심시간 피해야 하고, 고객센터는 매번 전화 폭주 상태고 악조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냈다. 양산과 부산을 수차례 오갔다. 부부 함께 출장을 가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때로는 가장이.
"우리, 부부 도박단 같아!"
"이러다 우리가 알뜰폰 통신사 하나 차리는 거 아냐?'
작은아가씨는 진작에 포기했을 거라며 오빠가 대단하단다. 실제로 아가씨 가족은 똘똘한 조카 덕분인지 모두 알뜰폰으로 진작에 바꿨다. 아가씨가 관리하는 가족계비 통장에서 부모님의 통신비가 나가고 있는데도 못 바꾸고 있었다. 나 같아도 적당한 선에서 포기를 했을 것 같은데 가장의 집념에 박수를 보낸다.
친구추천 방식으로 셀프개통을 하면 추천하는 사람 2만 원, 추천받아 개통한 사람 요금제에 따라 1~3만 원, 셀프개통 3만 원 해서 인당 6~8만 원의 신세계 상품권을 주고, 데이터도 5기가씩 추가 지급해 주는 혜택도 있으니 도전해 볼 만하다. 그리고 발급받은 카드로는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등을 자동결제로 바꾼다. 이는 카드사마다 30만 원 실적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으니 꼼꼼히 확인해 보아야 한다. 카드사에 따라서는 통신비가 16000원 이상 이어야 할인이 가능하다는 곳도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작은 글씨로 유의사항에 기록되어 있으므로 아주 자세히 꼼꼼히 살피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감내하신 가장에게 박수를.
참고로 제가 개통한 통신사는 헬로모바일(LG U+)입니다. 그때그때 요금제나 혜택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한 방식보다 더 알뜰한 통신비 절약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방식은 한 가지 사례로 추천드립니다. 모바일 통신비가 3만 원 이상 나가고 있다면 고려해 보세요^^
#알뜰폰 #통신비절약 #헬로모바일 #제휴카드 #셀프개통 #친구추천 #통신비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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