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1

다맥 어촌 체험휴양마을

사천시 서포면 다맥 어촌 체험마을. 남편의 외가 가족들이 모였다. 어머님의 형제자매분들은 유달리 돈독한 우애가 있어 매년 이 맘때쯤 한 자리에 모여 1박 2일 행사를 한다. 이번에도 어머님 아버님을 비롯해 어머님의 여섯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분들, 그 분들의 자제분들, 또 그들의 자녀까지 모인 가족수가 37명이다. 올해는 12년전 결혼 후 처음으로 가족 행사에 참여했던 그 장소로 다시 모였기에 감회가 새롭다. 그 때는 숙소 앞 바닷가에 태풍으로 청각이 엄청 밀려와 있었다. 바닷가 고성 출신인 어머님과 세 분의 시이모님은 그냥 버려두기 너무 아까우셨든지 손에 손에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주워담기 바쁘셨다. 들뜬 마음이라 그랬든지 이모님 한 분이 서두르다 그만 미끄러져 살짝 다치기도 했던 에피소드가 있다. 이번..

여행 2023.06.18

일본인의 절약

일본 도야마를 여행할 때다. 하룻밤 묵은 호텔에서 화장실 변기를 보며 참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볼 일을 보고 손 씻은 물을, 다시 변기에 내리는 물로 활용할 생각을 하다니.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왜 다들 따라하지 않을까 신기할 정도다. 내가 관련 업종에 종사하거나 공직에 몸 담아 시설 관련 일을 한다면 당장에 적용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들도 모르지 않을 텐데.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라며 초등학교에서 양치법을 철저히 교육받은 딸램은 양치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낭비라며 자주 타박을 한다. 생각해보면 개인을 한 명 한 명 바꿔 나가는 것보다 절약이 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일텐데 말이다. 색다른 변기 하나를 보고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

여행 2023.06.16

그 바다

아. 이 귀한 사진을 놓칠 뻔 했다. 오늘은 무슨 글을 쓸까? 딱히 한 일도 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했더니 벌써 취침 시간이 다가온다. 오늘 글감도 아직 못 정했는데 난감하다. 블로그에 키워드만 적거나 사진만 올려 임시저장 해둔 파일을 뒤져 본다. 아 이 사진! 사진과 함께 글을 반쯤 쓰다 말았다. 이어 쓸까도 생각했지만 사진을 담을 당시의 감동으로 써 내려가던 글을 절반 이상 식은 감정으로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백스페이스로 과감하게 날려 버렸다. 바로 아래 이 사진은 작년 겨울 어머님, 아버님, 딸램과 울부부가 2박 3일 일정으로 강릉을 여행할 때다. 동해바다를 따라 올라가며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렀던 장사해수욕장! 물감으로도 감히 흉내내기 힘던 하늘, 바다, 모래 사장의 색깔에 매료되어 '..

여행 2023.06.15

구인사 1박 2일

4월과 5월에 걸쳐 구인사 1박 2일(4.30 ~ 5.1)일정이 잡혔다. 정초 구인사를 다녀오면서 아버님,어머님의 바램을 실현시켜 드리고자하는 맘으로 이루어진 스케줄이다. 아들내외와 손녀까지 함께 하는 여행이 좋으신 모양이다. 물론 우리도 함께 즐겁고 행복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남편은 1박 2일 여행을 위해 참 여러날을 고심했다. 4월 29~30일을 정해놓고 숙소를 정하려하니 주말이라 빈자리가 없다. 구인사 근처 소백산휴양림이나 소선암휴양림이면 딱 좋은데 대기 2번으로 여러 곳을 신청했지만 우리한테까지 올 기회가 없는 것같다. 그런데 친정에 언니들이 29일 엄마, 아버지를 모시고 식사를 하겠다니 이것도 맞지 않다. 남편은 휴가를 내서라도 29일 친정으로 가고, 그 다음날로 여행일정을 바꿔보려 애쓴다. 그..

여행 2023.05.05

1919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문장을 반사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1919. '1919봄'은 밀양 표충사 근처에 있는 카페이름이다. 독서모임 멤버의 소개로 양산에서 밀양까지 원정 독서모임을 했던 곳이다. 그 때의 기억이 좋아서 절친과 역시 친구사이가 된 각자의 외동딸 한명씩을 데리고 왔던 곳. 어떤 이유인지 딸램은 그 때 혜원이와 함께 마셨던 자몽에이드가 '13년 인생음료'라며 다시 가기를 소망했었다. 그러기를 여러달만에 다시 방문했다. 음료 한잔 마시자고 왕복 2시간을 왔다갔다한다는게 가성비를 따지는 엄마 입장에서는 쉬이 받아들이기 힘던 부분이였다. 마침 오늘은 친정부모님, 언니들과 함께 경산에서 뭉치는 날! 참석하지 못한 형부가 미리 예약해두신 해신탕으로 몸보신을 하고 내려오는 길이다. 이 때를 놓..

여행 2023.04.29

황산공원 나들이

이 좋은 날 우리식구들 끼리만 벚꽃구경을 다녀온 것이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든다. 4월 2일 일요일. 남편도 나도 일정이 비어 있어서 어머님, 아버님, 시이모님까지 늘 함께 다니시는 클릭멤버들이 뭉쳤다. 지하철을 타고 양산 증산역까지 오셨다. 새벽 댓바람부터 김밥을 싸고, 회무침할 야채와 초고추장을 준비했다. 완성된 모습은 별개 없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다행히 부산에서 어른들의 출발이 늦어져 얼추 시간이 맞다. 양산 황산공원에도 차량 진입을 막고 걸을 수 있는 벚꽃거리가 있다고 어른들께 콜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벚꽃은 다 떨어지고, 새순같은 푸른 잎이 보인다. 어머님은 "나는 매일 벚꽃나무 아래 앉아서 논다." 하신다. 시이모님도 "동네사람들하고 진작 구경하고 왔다아이가." 하시고. 기껏..

여행 2023.04.05

하동 벚꽃 구경

지난 3월 31일 금요일, 남편 지인의 초대로 1박2일 벚꽃구경을 떠났다. 행선지에 있으니 본다가 아니라 벚꽃을 향해 떠나는 여행은 처음인지라 어색함과 설렘이 공존한다. 게다가 1박을 하는데 세면도구와 물, 군것질거리 약간 챙겨 떠나는 가벼운 여행은 또 처음이라 낯설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동으로 가는 고속도로, 국도 어디든 쉽게 벚꽃을 볼 수 있어 굳이 벚꽃을 보러 하동까지나 하는 생각도 잠시 스친다. 그러나 그보다 참 좋은 분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우리 가족을 초대해주심에 감사함이 훨씬 크다. 더욱이 공유가 화보를 찍었다는 아원산방 독채에 머문다니 그 기대감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남편이 가까이 지내며 많은 배움과 도움을 받고있는 분이라니 더 호기심 천국이 된다. 2시간을 달려 하동에 들어서니 군데군..

여행 2023.04.04

눈꼴 시리지!

코로나 덕분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3년만에 만났다. 중, 고, 대학을 함께 했던 친구들. 장유 사는 친구는 양산 우리 아파트로 운전을 해오고, 우리집에서 울산 친구집으로는 내가 운전하고, 울산에서는 울산 친구가 운전을 하니 착착 뭔가 잘맞다. 울산과 경계에 있는 경주 양남 주상절리로 차를 달린다. 울산친구가 운전을 하며 쉴 새 없이 최근 가족사를 성토하는 사이 목적지인 유명한 칼국수집에 도착이다. 칼국수를 먹으며 이런 저런 안부를 묻는 중에 나의 신변 변화 얘기가 나왔다. 주제가 쉽지 않자 친구가 카페에서 2차를 듣고 지금은 맛나게 먹자고 한다. 다른 친구 역시 동의하며 칼국수 그릇이 비워지자마자 맞은 편 카페로 이동한다. 밖에서 보니 전경이 너무 좋을 것 같은 카페에 들어갔다. 막상 주문을 하고 적..

여행 2023.02.11

구인사

구인사는 숙소 소백산휴양림과 5분 거리에 있다. 구인사를 거쳐 집까지 해가 지기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아침식사로 떡국을 준비한다. 아가씨네 떡집에서 공수한 쫄깃한 떡국떡만 있으면 반은 성공이다. 떡은 물에 잠시 담가두고, 집에서 만들어온 육수와 볶은 소고기로 맛이 우러나게 끓인다. 불린 떡을 넣고 한소쿰 끓이고, 계란 탁! 쪽파 쏭쏭! 대접에 담아 향긋한 들기름과 김가루 솔솔. 남편이 맛있다하면 맛있는거다. 천성적으로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다. 맛있다하니 속으로만 쾌재를 부른다. 구인사에 도착해 서둘러 어딘가를 가시는 어머님! 난감해하는 표정이시다. 절에 가실 때는 항상 1000원짜리를 두둑하게 준비하신다. 이번에는 부족해서 5만원짜리를 바꿀 참이였는데 오전에는 안된다고 하신 것이다. 법당마다 ..

여행 2023.02.08

부석사 무량수전

소수서원을 둘러보고 나오니 벌써 2시 40분이 넘었다. 차 안에서 늦은 점심으로 꽁지김밥과 즉석곰국을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구나를 실감한다. 모두들 얼마나 달게 먹었는지. 이어서 멀지 않은 곳 부석사를 향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교차하는 봉황산 중턱에 앉아있는 화엄종의 본산 부석사!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때 임금의 뜻을 받들어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108개의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제일 위에 학생시절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무량수전이 있다. 그 뒤로는 돌이 떠있다하여 붙혀진 이름, 부석이 있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부석 아래로 실이 통과한다고하니 그런 모양이다. 여기에는 애절한 사연이 있으니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 시절 머물렀던 집의 딸 선묘낭자가 의상을 사모하게..

여행 2023.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