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부석사 무량수전

맹물J 2023. 2. 7. 21:15

소수서원을 둘러보고 나오니 벌써 2시 40분이 넘었다. 차 안에서 늦은 점심으로 꽁지김밥과 즉석곰국을 먹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구나를 실감한다. 모두들 얼마나 달게 먹었는지. 이어서 멀지 않은 곳 부석사를 향했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교차하는 봉황산 중턱에 앉아있는 화엄종의 본산 부석사!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때 임금의 뜻을 받들어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108개의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제일 위에 학생시절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무량수전이 있다. 그 뒤로는 돌이 떠있다하여 붙혀진 이름, 부석이 있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부석 아래로 실이 통과한다고하니 그런 모양이다. 여기에는 애절한 사연이 있으니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 시절 머물렀던 집의 딸 선묘낭자가 의상을 사모하게 되었다고. 의상이 화엄사상을 배우고 신라로 돌아가는 길에 선묘는 용이 되어 의상이 탄 배를 보호하였다. 의상이 신라에 도착해 영주시 봉황산의 한 절에 이르렀는데 다른 종파의 스님들이 많았다. 용이 된 선묘가 큰 바위로 변해 절 위에서 떨어질 듯 말 듯 위태롭게 하니 스님들이 모두 도망갔다. 이렇게 선묘낭자가 의상을 도와 화엄사상을 전파하고, 제자를 길러낼 수 있었다고 한다.



부석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려 중기에 세워진 무량수전이다. 이 또한 나는 교과서에서만 들어봤다. 무량수( )는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생명'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는 아미타불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무량수전은 아미타불을 모신 법당이다. 봉정사 극락전과 함께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힘겹게 올라온 계단을 뒤로하고 무량수전을 바라봤을 때는 약간의 실망스러움도 없지 않았다.
'애개 이것이 무슨 그런 대단한 법당이란 말인가.'
무식쟁이의 눈으로는 화려하지도 않고, 뭔가 보통의 법당과는 다르긴한데 누가 콕 집어 언급해주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날 뿐이다. 옆에서 남편이 말한다.
"이 기둥을 잘 바봐. 가운데가 볼록하잖아. 배흘림기법이래."
그러고보니 흔히 보이는 평범한 원기둥이 아니다.
사진을 찍으려니 오가는 사람들이 자꾸 잡혀서 한 기퉁이로 물러났다. 어머나, 대각선 방향으로 나와 무량수전 전체를 담으니 느낌이 다르다. 내 눈에는 남편도 동의한 풍경은 뭐라 표현하긴 어렵지만 화려하진 않으나 은은한 맛과 기품이 느껴진다. 우아함과 멋스러움. 안정감과 편안함과 여유를 준다. 보고 또 보고싶다. 왠지모를 따뜻함과 안락함. 그 당시로는 보기 힘든 건축기법이니 최초의 목조건물이니 하는 건 잘 몰라도 그냥 느낌이 참 좋다. 불멍 물멍 하듯이 집과 가깝다면 무량수전멍을 하러 자주 드나들고프다.



경북 영주에 오면 꼭 방문해야할 소수서원과 부석사를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채우고 숙소로 가는 길이 참 뿌듯하다. 작년에도 묵어갔던 소백산휴양림 소나무집에 봇짐을 풀고 식사 준비를 한다. 오는 길에 딸램이 좋아하는 딸기도 사고,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와인삼겹살을 준비한다. 그동안 딸램은 한창 재미를 붙이고있는 뜨개질에 여념이 없다. 아버님은 한결같이 어디서나 기행일기를 기록하시고, 어머님께서는 짐정리 중이신가. 오늘도 행복한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부석사 #무량수전 #아미타불 #소백산휴양림 #소나무집 #와인삼겹살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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