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생각

글쓰기

맹물J 2023. 6. 10. 14:39

글쓰기!
매일 쓰는 게 쉬울까? 드문 드문 3~4일에 한번씩 쓰는 게 쉬울까? 나는 단연코 '매일 쓰는 게 쉽다'에 강력한 한 표를 던진다. 매일 2시간씩 2년 동안 책읽기과 글쓰기를 하겠다는 22전략을 선언하고 오늘이 227일째다. 100여일 넘게 매일 매일 잘 진행해오다 근래에는 며칠에 한번씩 글을 올렸다. 그러다 이런 저런 일을 핑계로 하루 이틀씩 미루기 시작한 것이 자그마치 보름을 지나고 있다. 글을 쓰는 시간을 아껴서 그만큼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하던 일도 더 잘 되었냐? 맹세코 아니다. 마음은 화장실에서 큰 볼일을 보고 뒤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상태와 같고, 하루 하루 고무 풍선에서 알게 모르게 미세한 바람이 빠져나가는 기분이랄까?

오늘은 웬 종일 머리가 무겁고 아프다. 잠을 덜 자서 그런가 싶어 낮잠도 잤다. 조금 낫긴해도 여전히 개운치 않다.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로봇인형처럼 동작은 굼뜬다. 뭣 때문일까? 내가 작가의 운명을 타고난 것도 아닐진대 설마 글쓰기를 멈췄다고 그럴까? 선뜻 받아들이긴 쉽지 않지만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안개가 걷히는 기분이 든다. 웃기지도 않은 이 상황. 철저한 머리형인 나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고 하지만 내가 요즘 에너지가 나지 않는 이유가 설마 글쓰기를 멈췄기 때문이라고? 헛다리를 짚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떠랴. 어쨌든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졸린 눈은 개안을 한 듯하고, 자세는 곧추세워진다.  

22전략은 매일 2시간씩 2년간 책읽기 글쓰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매일 2시간에 집중한 나머지 2년이라는 데드라인을 망각하고 있었다. 왜 잊었을까? 2년이 막연히 긴 시간으로만 와닿다보니 그냥 매일 쭉~하면 되지 했던 두리뭉실한 마음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모선배님이 3~4일 간격으로, 실한 글감으로 잘 다듬어진 글을 착실하게 포스팅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럴 수 있겠거니 자만한 것도 있겠다. 또 영어,일어 공부, 수학공부, 명리학공부 등 하고싶은 것도 많아서 늘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가 또 한 몫 했다. 그렇다고 저런 공부들을 더 몰입해서 잘 한 것도 아니다보니 욕구와 현실의 불편한 괴리감이 두통으로 찾아온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말로 생각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 서툰 나로서는 내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글쓰기 만한 것이 없다. 그걸 멈췄으니 울체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 세상만사 잘 풀리려면 돈도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돌고 돌아야 하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각도 마찬가지다. 생각과 마음도 적절한 곳에 전달이 되고 소통이 되어야 하는 데 그걸 막아둔 탓인가보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글을 쓴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쓴다. 그냥 쓴다. 그냥!

#글쓰기 #울체 #두통 #22전략 #자청 #역행자 #그냥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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