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5월 8일! 유치원생부터 90, 100세 어른까지 다 아는 어버이날이다. 친정에는 작지만 마음을 담아 준비한 선물을 챙겨 다녀왔고, 시댁에는 아버님 생신도 있어서 13일 아가씨네와 함께 만나기로 했다. 5월이면 으례히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내가 챙겨야 하는 달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딸램이 불쑥 내미는 카네이션카드!
직접 손수 만든 카드다.
"항상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커피(음료) 타드리기! 3회, 안마하기 3회, 방정리 3회, 거실책상정리 3회"쿠폰이다.
인심좋은 딸램답게 '효도쿠폰' 뽑기를 하나 더 내민다. "천원에서 만원까지"
"심부름부터 청소까지"
"꽝 없는 뽑기"
아빠, 엄마가 가위바위보를 하게 하고, 엄마가 이겼다고 먼저 3개를 뽑으란다. 처음으로 뽑은 것이 '만원쿠폰'.
"와~~"
탄성을 질렀지만 마음이 짠하다. 내가 너무 돈타령을 한 것일까? 돈은 함부로 낭비하는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곳에 쓰고, 나중을 위해 저축하고 투자해야하는 것이라고 알려주고 싶었는데. 실상은 엄마는 돈을 좋아하고, 돈이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된 것같다. 5월 말에 외할머니 팔순기념으로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딸램은 일본여행 얘기를 꺼내자마자 친구들 선물 살 궁리부터 한다. 일본 물가는 비싼지 싼지, 5만원이면 엔화로 얼마나 되는지, 선물할 친구들 목록을 보니 못해도 3~40명은 된다. 그 친구들 선물값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점핑을 했고, 음쓰버리기, 방청소 등 돈벌이가 될 만한 것은 모조리 하겠노라 다짐도 한다. 이런 마당에 효도쿠폰으로 '만원짜리'는 엄청 큰 마음을 쓴 것임을 알겠다.
고슴도치도 지 새끼는 이쁘다고 언제나 딸램은 엄마, 아빠의 영원한 사랑둥이다. 그러나 그에 걸맞는 참 어른이 된다는 것, 훌륭한 어버이가 된다는 것은 어렵다. 잘하려 애쓴다고 잘해질까? 조금 부족해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편안한 모습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러쿵 저러쿵 말보다 그저 바른 습관을 보여주는 것으로, 늘 배우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면 어떨까? 물론 바른 습관 보여주기 절대 쉽지 않다. 딸램의 눈치를 봐서라도 라면이나 인스턴트 덜 먹고, 낮시간에 웬만하면 벌러덩 드러눕지 않으려 애쓴다. 서로 서로 감사한 일이다.
딸램! 어버이날 선물 감동이고, 고마워!
#어버이날 #효도쿠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