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레시피

상추부추겉절이

맹물J 2023. 4. 10. 14:37

재료: 상추&부추250g, 양파1/2, 대파1/2, 청양고추1개
양념 : 고추가루2T, 액젓1T, 간장3T, 매실액1.5T, 참기름1T, 깨소금1/2T, 통깨1T, 마늘1/2T
(김대석셰프 레시피 참조)

순서
1. 상추와 부추를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둔다.
2. 큰볼에 양념 재료를 모두 넣어 섞는다.
3. 2에 채썬 양파와 대파, 고추를 넣어 버무린다.
4. 3에 상추와 부추를 넣어 버무린다.


오랜만에 집에서 쉬는 날인데 남편도 휴날이다. 아침 먹고, 간만에 믹스커피를 한잔씩 마신다. 수학문제 몇개 풀고나니 점심시간이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위장은 비어지고 배꼽시계는 울린다. 이 시계는 고장이 나는 법도 깜빡 잊는 법도 없는 충실한 종이다.

"자기야 배 고프나?"
"점심땐데 고프지. 라면 끓여 먹을까?"
"아니! 밀양에서 갖고온 상추랑 정구지 있는데 겉절이 해줄게요."
"좋지~"

친정에서 공수해온 무농약 상추와 부추가 '나 좀 어떻게 해주쇼!'하고 냉장고에서 아우성을 친다. 지금부터 미션은 엄마가 정성스럽게 키운 채소를 하나도 버리지 않기다. 이웃과 나누고, 다 먹어서 건강한 몸을 위해 기여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비록 인간에게 먹힐지언정 본분을 다한 보람이라도 있지 않겠나.

주부생활 14년차! 제대로 주부생활을 못한지가 10년가량되어서인지 겉절이 하나를 할 때도 레시피가 필요하다. 유튜브에서 상추겉절이를 검색하면 143만 유튜버 김대석셰프의 레시피가 나온다. 남편이 신뢰하는 레시피라 망설임 없이 클릭하고 따라해본다. 다 버무리고 맛을 보여주니 고개를 심하게 끄덕끄덕 하는 모습이 성공이다.

적당량을 덜어서 반찬통에 담고, 양념이 묻어있는 양푼이에 갓지은 밥을 넣고 살살 비빈다. 어제 먹던 곰국도 데워서 한 대접씩 퍼놓는다. 마주 앉아 양푼이째 퍼먹는 맛이 '왔따!'다. 그래 이런게 음식이지.
"역시 시골에 살아야 하는 거야. 갓따서 이렇게 먹으면 얼마나 맛있겠어."
침을 튀기며 농촌생활 예찬론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남편 혼자만의 일방적인 외침이였는데 어느새 누가 먼저 꺼낸 말인지 알 수 없게 함께 합창을 한다.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정말 대자연을 몸으로 느끼며 살고싶어진다.

더 이상의 과학 기술 발달은 바라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지금 이대로 유지만 되어도 충분하다. 왜 과학기술은 계속 발전하는가? 과학자들의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에? 아니면 경쟁에 이기고자하는 이기심? 누가 더 발전을 요구했다고? 허락을 했던 아니던 발전은 시켜놨고,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진다. 그래서 나는  어거지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이 상태로 스톱 내지는 50년전쯤으로 후퇴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이 이상의 발전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함이 목적이라면 어쩌면 이대로 멈추어야 한다.

상추겉절이에서 시작한 글이 과학기술발달이 멈추어야 한다는 결론은 지나친 비약일 수 있지만 아무튼 평소 내 생각을 조금 비춰봤다.

어야든둥 겉절이 하나라도 레시피를 봐야하는 저같은 주부라면 이 레시피 짱 좋아요. 맛나요. 보장해요.



#상추겉절이 #부추겉절이 #상추부추겉절이 #농촌생활 #텃밭 #전원에살고파라 #김대석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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