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레시피

앙버터식빵

맹물J 2023. 4. 9. 07:10

참 달콤하고 감미로운 빵! 앙버터!
매일 식단 메뉴가 궁금한 딸램이 어제밤 요청한다. 내일은 주말 아침이니 특별한 메뉴가 있어야 하지 않냐고. 그렇지. 한동안 빵을 먹어보지 못했다는 말을 딸램의 방식으로 에둘러 표현했다는 것을, 엄마인 내가 모를리 없다. 꼭 이 메뉴를 생각해서 준비한 건 아니지만 며칠 전 사둔 이즈니 AOP 버터가 냉장고에, 한달전쯤 삶아둔 팥이 냉동실에 있다. 딸램의 말을 듣고 궁리해보니 언젠가 한 번 만들어 보리라 생각했던 앙버터가 생각난다.  

삶은 팥을 꺼내 해동하고, 역시 냉동실에 쟁여둔 통밀식빵을 굽는다. 좀 더 맛난 빵이면 좋으련만 아쉬운대로 식빵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녹은 팥에 물 조금, 꿀을 넣고 블라인더로 적당히 간다. 구운 빵에 으깬 팥을  두툼하게 펴바르고, 버터를 굵게 썰어 올리고 다시 빵을 덮으면 끝이다. 한조각 입에 문 딸램은 감동의 표정이고, 남편은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팥이 안다네?"
괜히 허니보이가 아니다. 이 정도면 담백하고 괜찮다싶은데 남편은 아닌 모양이다. 한조각만 먹고 계란후라이, 사과, 샐러리, 견과류 아침 식사로 곁들인 다른 것들을 집어 먹는다. 옆에서 지켜보던 딸이 말한다.
"아빠, 이따 꿀을 더 발라서 먹을 생각이지?"
딸은 아빠의 맘을 한번에 꿰둟어 본다.

딸과 친정에 다녀와서 냉장고 문을 여니 두조각이 남아있다. 한조각씩 꺼내 먹는데 꿀맛이다. 버터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좋고, 직접 만든 팥앙금의 안심되고 부드럽고 적당한 단맛이 좋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빵맛이다. 나름 만족스러웠는데 구입한 버터 아래로 보니 앙버터 만드는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아~ 이걸 놓쳐서 파는 맛의 느낌이 덜했구나. 여러분들은 팥앙금을 만들 때 요렇게 해보세요. 팥 1컵, 설탕 1/2컵, 소금 두꼬집, 계피가루, 올리고당 1T을 섞는다. 물론 팥은 물에 오래 불려서 삶거나, 충분히 삶아 주어야 한다. 나는 설탕과 올리고당 대신 꿀을 사용했고, 소금과 계피가루 넣는 것을 생각하지 못해 2% 부족한 맛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여기서 한 가지 공부하고 갈까요? 버터에 붙어있는  AOP란 무엇일까요? AOP는 버터에만 붙는게 아니다. 버터, 치즈, 육가공식품, 농수산물, 와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AOP(Appellation D'origine Protegee)는 프랑스 지역의 우수 품질 제품을 인증한 제도이다.
예를 들면, 이즈니 버터는 이즈니 지역에서 5대이상 자란 저지 품종의 소를 3월부터 10월까지 그 지역의 풀만 먹이며 방목한다. 이렇게 자란 소에서 24시간내 착유한 우유를 63도에서 30분간 살균하고, 정해진 장소에서 48시간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20~30년간 반복해야 받을 수 있는 인증이란다.

AOP 인증 버트는 프랑스에서도 세 지역 뿐이다. 이즈니(이즈니버터), 푸아트 샤랑트(에쉬레 버터), 브레스(한국에 유통되지 않음)가 그렇다. 버터 하나 구입하려해도 브랜드나 종류가 워낙 많아 선택장애를 겪는다. 그럴 때 이런 어려운 말까지 다 기억하려하지 말고, AOP가 붙어 있으면 어느정도 안전한 제품이구나 정도로만 인식해도 좋을 것 같다.

#AOP버터 #이즈니AOP버터 #이즈니AOP무염버터
#에쉬레버터#앙버터 #팥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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