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레시피

우엉김밥

맹물J 2023. 3. 28. 14:45

며칠 전 야심차게 우엉조림을 만들었다.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도 좋고,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에 열심히 도시락 반찬으로도 싸 다녔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혼자만 먹고있다. 우엉채를 너무 굵게 썰어서 나무토막같은 느낌도 살짝 있긴하지만 식구들은 밥상 한가운데 놓여 있어도 젓가락이 피해 다닌다. 이 좋은 우엉을 온식구들이 사이좋게 나눠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옳거니, 비빔밤 다음으로 훌륭한 한그릇 음식 김밥이다.

김밥은 참 장점이 많다. 남은 반찬이나 채소들을 정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간편하게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기막힌 방법이다. 바쁠 때는 재료를 미리 준비해뒀다가 2~3일정도는 그때 그때 밥만 지어도 갓한 김밥처럼 먹을 수 있다.

우엉조림 하나를 보고 시작한 김밥이 냉장고에서 운명을 달리할뻔한 오이와 깻잎도 살려내고,  냉방에서 추위로 동련상련을 겪은 계란과 당근까지 친구하자며 불러냈다. 김밥에 단무지가 빠지면 무슨 재미? 어제밤 급히 쿠팡에서 그나마 첨가물이 덜 들어간 놈으로 새벽배송을 받았다.  남의 살이 하나도 없어서 섭섭할까봐 냉동실에서 동면에 든 돈까스도 한장 꺼내 살짝 굽듯이 튀겼다. 애석하게도 사진에 잡히지는 않았다.  

바쁜 아침에 어설프게 시작된 김밥 준비가 더 바쁜 걸음을 만들었다. 준비된 재료 사진을 찍고, 김밥을 말기 시작했다.  위생장갑을 낀 손이 번거러워 딸램에게 사진을 찍어달랬더니 원본사진이 블러처리를 한거마냥 흐릿하다. 역시 주인된 자와 아닌자의 차이인가. 아니면 아침에 일어나마자 비몽사몽 혼미한 탓이련가.

어쨌든 김밥은 안성되었다만 우엉김밥 이름이 무색하다. 이름을 당근김밥이나 콤비네이션김밥 쯤으로 개명을 해야할 것 같다. 어쨋든 출발은 우엉이였으므로... 쭉~ 우엉김밥으로 밀고 나가본다. 그런데 어찌 김은 4장밖에 없는지. 아쉽지만 2줄은 아침식사로  나머지 2줄은 점심 도시락과 남편의 점심으로 남겼다. 남은 재료는 다시 본고향 냉장고로 직행하셨다.  


#우엉김밥 #콤비네이션김밥 #우엉조림활용

반응형

'맹물레시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버터식빵  (0) 2023.04.09
삶은 취나물 보관법  (0) 2023.04.08
당근토마토쥬스  (2) 2023.03.27
콩물 두유  (0) 2023.03.26
올리브유  (0) 202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