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정에 가는 날! 딸램은 양산행복학교에서 하는 바리스타 수업을 듣겠단다. 초6이 바리스타를? 뭐든 하고싶은 것이 많은 딸은 많고 많은 강좌 중에 고른 것이 바리스타다. 초6도 할만하니 받아주겠지 싶어 보냈다. 그런데 아포카토를 만들어 먹었단다. 커피는 조금만 넣고 아이스크림을 올렸다고는 한다. 어쨌든 수업을 마치고 나온 딸램을 데리고 밀양 친정으로 출발이다. 딸이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남편과도 동행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토마토와 당근을 챙겨 가서 당근토마토쥬스를 해드렸다. 엄마는 요즘 귀찮아서 이래 저래 복잡한 것들은 싫다 하신다. 이렇게 드시면 눈도 좋아지고, 위도 튼튼해지고, 똥도 순풍순풍 잘 나온다고 말씀드렸다. 3일치를 한번에 만들어놓고 드시라며 방법을 알려드리니 먹을 만하다고 해보신단다.
"엄마, 어제 이서방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위도 대장도 깨끗하다고 했다네. 마누라가 건강한 음식 챙겨줘서 그렇다고 고맙다하더라. ㅋㅋ"
자랑질을 하니 엄마도 흐뭇한 미소다.
엄마가 해놓으신 곰국과 갈치,조기구이와 머위로 점심을 먹고 텃밭으로 나갔다. 감나무가 있는 언덕배기에 평소에 보이지 않던 취나물밭이 있다. 아니 밭이라기보다는 1평 남짓한 크기에 심겨져 있는 취나물. 팔십평생 처음으로 심어보셨단다. 칼로 싹싹 베어내면서 또 나겠지 하신다. 예전같으면 쌉싸름한 머위나 취나물은 관심밖일텐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요즘에는 이런 것들이 맛있다. 조물주는 이런 것도 계획에 있었을까? 어떻게 먹어도 건강한 어린 시절에는 싫어하는 음식들이 건강을 꼭 챙겨야만하는 나이가 되면 이런 것들이 맛있는 입맛으로 바뀌니 신기하다.
엄마는 귀찮은거 싫다시면서 취나물을 베어서 굳이 데쳐서 주신다. 생각보다 데친 양이 많아 고민이다. 우리 식구들이 먹기에 세번은 족히 먹을 양이다. 집에 와서 유튜브마법사를 검색하니 역시나 딱 원하는 답이 나온다. 삶은 취나물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 지퍼백에 넣어서 취나물이 충분히 잠길만큼 물을 부어 냉동실에 보관한다. 그러면 1년은 충분히 보관이 된다고하니 놀라워라. 단, 물을 넣지 않으면 너무 질겨져서 못쓴단다. 거의 대부분의 삶의 지혜, 생활의 지혜는 이미 다 나와있다. 단지 내가 궁금해하지 않고 검색하거나 물어보지 않은 것일 뿐이다.
요즘은 냉장고, 냉동실을 파먹고 산다. 냉장실, 냉동실을 비우고 깨끗히 정리 정돈 상태로 만드는 것이 미션이다. 누가 와도 냉장고문을 당당히 열어 보일 수 있고, 언제 열어봐도 깔끔한 정돈 상태를 지키고 싶다. 더이상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되기를 바라며 실천해보련다. 이제 냉장고 앞에서 엄마찾아 삼만리는 끝을 내야 한다. 냉동 조개 한봉지를 꺼내기 위해 냉동실의 반을 덜어내야하는 시간 낭비, 노력 낭비는 하지 않기를. 뒤의 것을 꺼내다 앞의 냉동 그릇이 떨어져 바닥을 찍고, 그릇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는 불상사를 다시 재현하지 않기를. 정리! 정돈!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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