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생각

부를 부르는 팔찌

맹물J 2024. 11. 16. 20:42

지난 독서모임에서 S선배의 뽀얀 손목에서 광을 내는 빨간 염주 팔찌!  너무 이쁘다고 칭찬을 했다. '저렇게 강렬한 색을 해도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구나' 속으로 감탄을 했다. 그때 내 눈빛이 너무 강렬했던 걸까?

오늘 2주 만에 '부산큰솔나비' 독서 모임에서 다시 만났다. 이렇게 얼굴을 보기만 해도 반갑고 기분 좋은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그런데 불쑥 선물이라며 이쁜 비닐 쇼핑백을 내민다.
"선배님, 이건 부를 부르는 팔찌예요. 수학공부방 대박 나실 거예요."
'옴마나, 감동입니다.' 금속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웬만해선 액세서리를 잘하지 않는다. 어쩌다 하더라도 쇠붙이가 아닌 것을 어렵게 선택하게 된다. 내 마음을 너무 드러낸 것인지, S선배가 독심술이 있는 것인지 딱 맞는 선물을 받아 기쁨은  두 배다.

게다가 지난 모임에서 피부가 유달리 좋아 보이는 D선배가 추천한 앰플까지 들어있다. 쓰던 걸 다 쓰고 나면 써봐야지 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하고 있었는데. S선배님 덕분에 더 젊어지고 이뻐지게 생겼다.

독서모임 후 항상 있는 2차 티타임 때 E선배가 들려주신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제 인지심리학자 김경일교수님의 강의를 들으셨단다.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한다. 100의 강도로 한 번 행복한 것보다 10의 강도로 열 번 행복한 게 결국 더 행복한 삶이란 것이다. 그러면 10의 강도의 행복이란 어떤 것일까? 피곤하고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좋은 사람을 만나 맛있는 것 먹고, 수다 떠는 것. 그래서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란다. 이런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은 서로 배신을 하지 않는단다. 한 시간 반 동안 들은 강의를 5분 만에 기가 막히게 정리해 주시는 E선배의 능력에 감탄하며 바로 우리의 모임이, 우리의 관계가 그러하지 않냐며 즐거운 수다 속으로 빠져든다.

오늘은 또 다른 10점짜리 행복을 주는 선배부부와 오랜만의 점심 약속이 있어 먼저 나오는 걸음이 아쉽다.

#염주팔찌 #부를부르는팔찌 #통도사 #김경일교수님 #행복이란 #10점짜리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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