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레시피

바다포도

맹물J 2024. 3. 15. 11:35

'바다포도'라고 아시나요? 저처럼 생소한 분들을 위해 소개합니다. 물미역무침을 하는데 딸램이 갑자기 바다포도가 먹고 싶다고 한다.
 
"서영이집에서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 톡톡 씹히는 소리가 정말 좋아."
"그래? 그런 게 있어? 이번에 서영이네 갔을 때 서영이엄마가 해주신 거야?"
"아니 3년 전인가??"
그 옛날 먹어본 음식이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 모르겠지만 유튜브를 켜고 바다포도 소개를 보여준다.  맛보다는 씹는 소리로 자극을 주는 ASMR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몇 년 전 영상으로 그 당시 ASMR방송하시는 분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모양이다.  딸램의 뜻을 받잡아 검색, 주문, 도착했다. 
 
바다포도는 일본 오키나와의 특산품이고, 아열대 바다가 있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재배된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도 양식된다고 한다. 우리가 구입한 제품도 베트남산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근해에서는 생산되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본 듯하면서도 마트 신선식품 코너나 재래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이유다. 그렇다 하더라도 요즘 세상에 지구 반대편에서 만들어진다 한들, 한 여름에 한겨울 생산품이라 한들 못 구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다포도' 검색만 하면 구매처는 줄줄이 널리고 널렸다. 흔히 생각하는 물미역에 비교하면 단가가 비싸다. '바다포도'는 애칭이고 정식명칭은 일본에서는 '우미부도', 서양에서는 '그린캐비어', 우리나라에서는 '옥덩굴'이라 한다. 
 
해조류의 일종이니 바다의 풍부한 영양분은 듬뿍 담았지만 칼로리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100g당 4kcal) 혈관건강, 변비, 다이어트에 좋을 것이란 건 충분히 짐작이 된다. 실제 먹어보니 오도독오도독, 톡톡 터지는 소리가 맛있지 특별한 맛이 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초고추장, 마요네즈, 간장소스 등 다양한 소스에 찍어먹는다. 샐러드나 비빔밥, 연어초밥 등에 고명처럼 올려도 좋겠다. 
 

 
아래는 우리가 구입한 바다포도를 시식하는 과정 샷과 설명이다. 마치 공산품처럼 포장되어 있고, 작은 한 박스에 20g짜리 5포가 들어있다.

한포를 개봉해 보니 물에 젖은 채로 포장되어 있다. 볼에 부으니 이만큼. 물을 부으니 바로 부풀어 오르면서 포도 모양이 된다. 바다 출신이다 보니 염장되어 있어서 7분 정도 불리고, 몇 차례 헹궈내면 소금기는 거의 빠진다. 한 가닥 씹어보니 톡톡 소리와 그저 밍밍한 맛이다. 울 딸은 맛있단다. 초딩입맛 아빠는 못 먹겠다 한다. 나는 있으면 먹긴 하겠다. 맛만 생각한다면 애써 찾아먹진 않겠으나 슈퍼푸드 중에 하나라는 것에 별 5개를 주며 찾아 먹을 수도 있겠다.

 
딸램은 초고추장에 찍어서 오독오독 소리를 내며 참 달게 먹는다. ASMR을 좋아하는 딸램은 엄마, 아빠 귀에 대고 음식을 자주 씹는다. 바다포도라면 굳이 귀에 댈 필요가 없다. 

 
딸램이 용과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참 신기했다. 차라리 무를 씹어먹는 게 낫겠다는 아빠와 달리 새콤 달콤 맛난 오렌지보다 용과를 집어먹는 딸이다. 나는 용과의 비주얼은 99점인데 맛은 50점이라고 했다. 어쩌면 딸램은 음식을 혀끝으로만 먹는 게 아니라 눈으로도 귀로도 먹는지 모르겠다. 
 
땅 속에서 땅 위로 자라는 것들에 감동을 이어가던 요즘, 딸램 덕분에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 지구 표면의 70%나 차지하는 바다! 내륙지방에서만 살아온 나에게 친숙한 것이 흙이고, 낯선 것은 바다다. 삶의 터전이라고 하면 흙이 시작이고, 끝인 줄 알고, 자연이라고 하면 응당 흙이 전부인 줄 알았다. 이제 시야를 시각을 좀 더 넓혀보려 한다. 스티브잡스, 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 같은 혁신가들은 이미 알려지고 밝혀진 것을 넘어 미지의 것을 탐험하고,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 애쓴다. 그러나 나는 이미 세상에 알려진 무궁무진한 지식, 정보 그것들의 일부만이라도 알아가고 깨달아가는 재미로도 충만해진다. 이 마음이 한결같다면 살아온 만큼 또 살아도 삶이 지겹지 않겠다.
 
#바다포도 #우미부도 #그린캐비어 #옥덩굴 #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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