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한 공기의 사랑 #5 인연(因緣)

맹물J 2023. 3. 8. 06:21

마주침의 지속과 반복이 위험한 이유는 분명하다. 다른 마주침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잊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마주침의 가능성이 열려 있어야, 우리는 지금 자신이 반복하는 마주침을 성찰하고 반성할 수 있다. (....) 사회의 선과 악이 아니라 나의 좋음과 기쁨이 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마주침이 새롭게 일어날 수 있는 마주침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마주침?
마주침의 지속과 반복이 위험한 이유?
보통 만남이라 표현할 법한데 굳이 마주침이라 한다. 만남이라하면 나의 자발적인 의지가 반영되는 것 같고, 마주침은 그것을 아울러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환경 전체에서 우연히 주어지는 스침이나 만남도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마주침의 지속과 반복이 위험하다니? 같은 사람과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만남이 위험하다고 하는 것 같다. 하루 24시간 제한된 시간 속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만남의 기회를 잃게 되니까.

누군가와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관성적으로 만남과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가 있다. 불편하고 피곤한 만남, 그 시간만 떼우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그 피로감이 쌓임은 물론, 다른 좋은 만남의 기회를 갖지 못해서 잠재적인 불이익도 생긴다. 적극적인 다른 만남이나 마주침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소속된 가정, 직장, 사적인 모임, 사는 곳 등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과 맞는 사람, 맞는 환경인가? 소극적인 자세로 주어진 환경이니 받아들인다가 되어서는 안된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거나 바꾸거나 필요하다면 벗어나야 한다. 다른 좋은 기회와 설레는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어떤 관계나 조직에 몸 담고 있다는 것은 그 관계나 조직이 강요하는 선과 악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내가 느끼는 좋음과 나쁨은 무가치하게 전락하고 만다.(p.217) 사회의 선과 악이 아니라 나의 좋음과 기쁨이 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마주침이 새롭게 일어날 수 있는 마주침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p.222)

나는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생각이 짧다면 이런 현자의 책이라도 열심히 읽었어야지.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 어려운 삶을 내가 보고들은 것이 세상의 전부인양 누구를 만나면 떠들고, 강요하고, 판단했으니 어찌 제대로된 충만한 삶이 될 수 있었겠나.  인연은 이렇게 만들어가는 거구나. 내가 어쩌다 소속된 사회의 선과 악이 아니라 나의 좋음과 기쁨이 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말. 그래야만 내가 있고, 내 삶이고, 행복했노라 결말지을 수 있는 삶이 되겠구나.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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