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글쓰기가 많이 필요한 시대도 없었던 것 같다. 국민학교 때부터 일기나 독후감 쓰기를 숙제로 받을 때마다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때는 '글쓰기'라고도 하지 않고 '글짓기'라고 했다. '글짓기'라는 말부터가 부담이다. 왠지 자연스러움보다는 뭔가 억지로 아름답게 지어내어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때문이었을까? 그래서인지 글짓기는 숙제할 때만 필요한 것인 줄 알았다. 사실 50대인 내가 초. 중. 고등학생 때는 그 외에 글을 쓸 일이 별로 없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친구들과 가벼운 메시지나 카톡을 주고받는 것부터 주문한 물건이 제 때 배송되지 않을 때, 제품에 하자가 있을 때, 반품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등 매사에 나의 의사 표현을 온라인에 메시지로 남기게 된다. 온라인으로 선물을 보내면서도 카드 메모에 짧은 글로 감동을 전해야 한다. 가끔은 제품 후기를 남기고 포인트를 받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인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경험을 할 것이다.
학생이라면 체험을 학습을 다녀온 후 보고서 작성부터 큰 관문으로는 대입시험까지 글쓰기가 큰 힘을 발휘한다. 직장인은 두 말해 무엇하겠는가? 글쓰기의 필요성과 효용은 일일이 다 나열하는 게 시간 낭비 같다. 너무나 빈번하게 당연히 요구되는 세상이라 말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이 필수다. 이에 매일매일 글쓰기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밤을 새워가며 뭔가에 빠져있고, 패스트푸드를 주로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아도 살아는 진다. 그러나 그런 삶을 지속했을 때 질병이나 수명단축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마찬가지로 매일 글쓰기를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지만 삶이 나아지기는 힘들다. 왜냐면 매일 글쓰기를 하는 사람은 생각이 깊어질 수밖에 없고, 삶과 글을 떼어놓을 수 없기에 글이 좋아지는 만큼 삶도 나아질 수밖에 없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이런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혹시 요즘은 챗gpt가 글도 대신 써준다는데 굳이 내가 직접 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 거라 생각하는가? 통번역기가 발달했지만 내 마음까지 읽어가며 표현해주지 못하는 것처럼 그 잘난 챗gpt가 나의 진정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까? 언제가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고?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가? 언젠가 그런 세상이 온다고 해도 그것은 내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주객이 전도되어 AI가 내 몸을 빌어 사는 것이 아닐까? 내 몸은 AI의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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