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이 아니 침대 패드가 시뻘겋다.
심하게 격투라도 벌였나?
은수저 금수저 서로 갖겠다고 치고받고 했더니
금세 용왕님이 나타나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개꿈 탓. 뭔 말인고?

오늘도 딱히 떠오르는 글감이 없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옆에 앉아 있던 딸램이 말한다.
"엄마, 생각이 안 나면 짧게 시를 써."
"야! 시는 어디 쉽냐? 함축적으로 쓰는 시가 에세이 보다 더 어렵지."
"그러면 삼행시 어때? 오늘 아침 사건으로 N행시를 쓰는 거지. 봉전암 다녀왔을 때 내가 썼던 것처럼."
아하. 올봄 시부모님과 우리 세 식구 함께 아버님의 소원풀이를 위해 설악산 봉정암을 다녀왔다. 그때 비는 쏟아지고 얼마나 고생을 했든지 다녀온 후기를 써라니, 딸램이 '이제 다신 안 간다!'라는 칠 행시를 기가 막히게 써 내려갔던 적이 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솔직히 말하기 부끄러운 시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으로 N행시를 쓰라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얻었건만 평소 하던 짓이 아니라 그런지 영 제대로 표현이 안된다. 억지로라도 짓고 오늘 숙제를 마감한다.
#삼행시 #N행시 #방심은금물
반응형
'맹물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 인정 (1) | 2024.10.16 |
---|---|
또 하루가 저문다 (0) | 2024.10.15 |
인생 첫 쓴 맛 (3) | 2024.10.10 |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3) | 2024.10.07 |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 (14) | 2024.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