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생각

인연

맹물J 2023. 6. 23. 00:09

지난 주에 간만에 춘해언니한테서 연락이 왔다. 오늘 형부가 일정이 있어 저녁시간에 여유가 생겼단다. 야호! 언제나 만나면 맛난 밥과 커피가 맛있는 카페까지 데려가주는 참 좋은 언니! 나보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12띠를 되감고도 자해술 3띠를 되짚어야 하는 나이 차이가 무색할만큼 젊은 감성을 지닌 언니다.    

오늘도 '보울스'라는 밥집을 안내해준다. 언니와 나는 취향이 비슷한 면이 많다. 그 중에도 특히나 닮은 점은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언니가 추천하는 곳은 무조건 믿어도 된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이 흠이지 퀄리티는 확실하다. 그런데 보울스는 우리가 지향하는 건강한 식재료에 가성비까지 있다. 서면 핫플레이스답게 젊은이들이 선호할 분위기다. 속 편하고, 혈당 스파이크 걱정 없고, 간편하고, 맛있다. 건강하고 간단한 한끼 식사를 원한다면 강추다.    

서면 카페거리 보울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커스텀 샐러드'로 각종 야채와 단백질류에 현미밥이 들어간다. 단백질 종류과 소스는 선택할 수 있다. 언니는 닭가슴살과 새우를 나는 연어와 새우를 선택했다. 소스는 역시 비슷한 취향답게 똑같이 참깨 쯔유를 골랐다. 넣고 싶은 않은 재료는 제외 시킬 수도 있다.

보울스 커스텀샐러드

나는 설겆이가 편할 정도로 깨끗이, 언니는 소식가 답게 적은 양을 받았음에도 조금 남겼다. 웨이팅하는 분들을 위해 서둘러 나왔다. 다음 코스는 언니집 근처 분위기도 커피맛도 짱이라고 늘 자랑하시던 카페로 갔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한창 퇴근시간은 피해서일까? 서면에서 망미동까지 길이 뻥뻥 뚫여서 15분만에 도착했다.

참 위치가 생뚱 맞다. 온통 주택가 한가운데로 간다. 역시나 주택이었을 것같은 위치에 카페가 있다. 주택을 카페로 개조한 모양이다. 이미 해가 진 시간이라 사진이 썩 잘 나오지는 않는다. 얼결에 사진에 잡힌 언니의 뒤태가 단아하고 이쁘다.

망미동 가배향화에서 춘해언니 뒤태

언니가 나의 취향을 알고 산미가 있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주문하신다. 슬쩍 보니 가격이 숭악하다. 머리가 히끗히끗하시고, 젊잖아 보이는 바리스타는 못해도 60줄은 훌쩍 넘어 보인다. 이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다하신 가부다. 아주 맛있다고 강조를 하신다. 내가 커피맛을 알게 된 데에는 언니의 기여도가 크다. 사실 나는 싼 커피도 잘 마신다. 그러나 좀 더 나은 커피를 마시면 간사한 혀가 그 맛을 알아차린다. 언니와 약속이 있는 날은 미리 커피를 마시는 걸 피한다. 언니와 함께 찐 커피맛을 느껴야 하니까. 함께 주문한 브라운치즈와플도 맛있다. 와플에도 치즈를 올리는구나. 밥값보다 비싼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나눈 대화는 나의 삶의 지향점을 알려주는 메시지다.

브라운치즈와플과 에티오피아커피

언니는 9월에 이탈리아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11박 13일 여행을 혼자 공부하면서 계획을 세운다. 단순히 유명한 곳마다 점찍고 사진 찍고 오는 여행이 아니다. 그 지역의 역사, 문화, 예술, 먹거리와 숙소 등등을 모두 찾아 공부한다. 여행가기 몇달 전부터 언니는 여행중이나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년 유럽을 자유여행을 했다고하니 구석구석 참 잘 알고 있을테지만 그래도 항상 공부를 한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그 감동이 얼마나 다를 것인가.

당장 실천하지는 못해도 언니의 지금 모습이 나의 10년후 모습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열심히 언니가 들려주는 얘기를 메모하고 귀기울인다. 그런 나를 위해 언니는 유인물까지 챙겨와 감동을 주신다. 언니 덕분에 역사에도 눈을 띄우는 중이다. 평생 역사와는 인연이 없고 지루한 것으로 치부했지만 점점 흥미가 생긴다. 죽을 때까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것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인간, 인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선행해야하는 것이 어쩌면 역사가 아닐까 싶다.      

춘해언니 계획중인 이탈리아여행지

언제나 만나면 기분 좋고,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젊은 언니, 춘해언니와의 인연이 참 고맙다. 좋은 인연은 가꾸어 가는 것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내가 더 정성을 담은 만남을 만들어보리라.

#인연 #춘해언니 #보울스 #가배향화 #이탈리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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