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에 하나가 습관이다. 나의 무의식적인 습관 중에는 차 키와 최애 펜을 사용하고나면 늘 들고 다니는 가방의 가운데 지퍼가 있는 칸에 넣는 것이다. 책상 위에 책과 다이어리, 펜 등이 어지럽게 흩어진 채로 갑자기 나갈 일이 생기면 허겁지겁 챙겨넣게 된다. 급히 나와서 엘리베이트를 기다리면서 차키와 펜을 확인해보면 백퍼는 아니라도 대체로 가방에 잘 들어 있다. 가끔은 펜을 가방에 집어 넣는 습관때문에 남의 펜까지 들어있어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오늘은 식탁 위에 메모를 하다가 펜을 올려두고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식사 후 딸램이 꼭 보고싶어하던 영화를 네플릭스로 보면서 멋진 대사를 발견했다. 급히 식탁 한 켠으로 밀어둔 펜을 가져와 메모를 했다. 그리고 다시 식탁에서 딸램과 수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펜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책상 위에 쌓인 책들과 노트 사이, 식탁 위, 바닥, 영화를 봤던 방 여기저기 딸램과 함께 들쑤셔 봐도 없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펜을 썼다. 생각보다 일찍 공부는 마무리를 짓고 최애펜의 실종에 찝찝한 맘이다. 예의 무식 중에 가방 속 지퍼에 손을 넣었다. 앗뿔사! 있다! 반가우면서도 황당한 이 느낌! 방에서 영화를 볼 때 쓴 펜을 나갈 일도 없었는데 가방 속으로 챙겨 넣은 모양이다. 소름돋는 습관의 힘이다.
이렇듯 좋은 습관은 평생의 행운을 가져온다. 내 삶이 보다 만족스러워지기 위해 필요한 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운동, 독서, 글쓰기, 소식, 정리정돈 이런 것들이 매 순간 선택 사항이 아닌 습관이 되어버린다면 좋을 것이다. 의지력에 의존해 애쓴다는 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고 지속되기 힘들다. 똑 같이 좋은 일을 누구는 습관적으로 누구는 의지로 해내려고 한다면 승자는 불 보듯 뻔하다. 너무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수월하게 잘 살고싶은 고로 조금씩 조금씩 습관들이기에 공을 들여야 겠다. 딸에게도 좋은 습관의 본보기가 되어 가장 물려주고 싶은 것이 좋은 습관이다.
'딸~ 엄마의 애씀에 비해 오늘 너의 무성의한 태도가 화를 불렀지만 내일은 우리 같이 좋은 습관 만들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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