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세이노의 가르침

맹물J 2023. 5. 18. 09:32

세이노? 작가가 일본인인가 생각했다. 알고보니 'Say No!' 즉 '노(No, 아니) 라고 말하라'는 뜻으로 지은 필명이다. 그렇다. 나는 홍길동도 아닌데 NO를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차라리 침묵을 택하고 만다. 침묵은 상대로 하여금 '당신 뜻대로 하세요' 내지는 '동감입니다'라는 말로 해석하게 만든다. 본의 아니게 순종적이고 착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이는 그에게도 나에게도 좋지 않다. 서로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고, 엉뚱하게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지금은 내가 이런 스타일이란 걸 알기에 되도록이면 의식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애를 쓴다.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표현하려고 말이다.


우선 700페이지가 넘는 <세이노의 가르침>을 배워보고자 끝까지 읽어낸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물론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었기에 가능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읽고 싶은 책들이 쌓여있었기에 자꾸 미뤄졌을텐데 말이다.

세이노는 강하게 말한다. 피보다 진하게 살라고. 무엇을 하든 대충하지 말고 미친듯이 온 힘을 쏟아 몰입하라고. 일이 재미가 없는 건 적성에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일을 잘 못하니까 그런거라고. 책을 읽고 필요한 지식을 쌓아라. 알면 잘하게 되고, 잘하면 재미가 생긴다. 모르면 괴롭고 알면 즐거운 법. 현재의 쓸모와 가치를 따지지 말고 닥치는 대로 책도 읽고 배워두라고 한다. 그래야 미래에 기회도 만난게 된다.

최근 1년 동안은 웬만하면 책을 빌려보는 짠순이가 된 나도 책을 사게 만드는 책값 7200원. 얼마나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으면 이렇게나 두꺼운 책을 썼을까. 부자, 돈, 사업, 투자, 일, 사람 등 세상 살이에 도인 경지에 이른 세이노는 매사에 서툰 젊은 사람들이나 나같이 나이만 먹었지 지 앞가림도 못하는 호구들이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해 보였을까? 그래서 그 많은 노하우를 욕을 썩어가며 애정을 담아 토로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그 비법을 남에게 알려줄 때는 무상으로 알려주기를 권한다. 그래야 진정성도 의심받지 않는며. 그래서인지 베스트셀러 작가 로버트기요사키에 대해 부정적인 말도 살짝 비친다. 그러나 나는 꼭 그렇게 만은 생각지 않는다. 몇년전 로버트기요사키 책 10권을 몰아 읽었다. 그 당시 재산과 자산도 구분하지 못했던 나의 무지몽매함을 깨는 큰 계기가 되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쓰여졌기에 그렇게 많은 책이 완성도 있게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때는 책을 사서 읽던 때라 비록 10권의 책값은 지불했지만 그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반면에 세이노는 돈을 벌 목적이 아니였기에 20년이나 전에 쓰여진 꿀물 같은 귀한 말씀도 나는 이제야 접하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았는가.

세이노의 가르침 중 나에게 인상적인 몇 가지를 더 언급하면 아래와 같다.
억욱한 일을 당했을 때 청와대에 탄원서를 넣는 것보다 어떻게든 방송을 타게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탄원서를 넣어봤자 대부분 "귀하의 민원을 관련 부서로 이첩하였습니다."라는 식의 답변을 듣게 된다고. 관련 부서라는게 내가 민원을 넣었으나 해결해 주지 않던 그 부서이기에 미운 털만 더 박힌다고. 역시나 여론의 뭇매가 젤 무서운 법이구나.

그리고, 부자가 될 떡잎이 못되는 사람 유형을 말한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전혀 세심하지 않은, 타인에게 무심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부자가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호주머니 속에 있는 돈이 그들의 자발적 의사로 내 호주머니 속으로 건너와 쌓이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텅빈 주차장에 주차하는 모습만 봐도 부자의 싹인지 아닌지 알게 된다. 졸부가 아닌 진정한 부자는 배려심이 기본 중에 기본이고 필수 항목이다.

세이노는 말한다. 부자는 재테크나 투자를 잘 하는 것보다 반드시 선행해야 하는 것이 하는 그 일을 멋드러지게 잘해내는 것이라고. 일을 잘 하는 방법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통해서 어릴 적부터 익혔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망치를 가져오라하면 당연히 못도 함께 가져가야 하고, 담배를 사오라고 하시면 재떨이, 성냥, 물, 창문까지 열어두면서 가져 가야 야단을 맞지 않는단다. 아버지의 가르침은 어떤 일 전체의 뼈대를 보는 능력이었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의 세부적인 것을 놓치지 않는 방법론이었다고. 한마디로 일머리와 눈치가 있고, 디테일의 중요성을 말함이겠다.

지금 먹고살 만하다고? 당신의 직장이 영원할 것이라고? 지금 손님이 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공기업이라고? 물려받을 재산이 있다고? 지금 당신이 믿는 그 어떤 것도 내일 휴지통에 던져질 수 있다. 삶은 내일이라도 뒤집어진다. 그러므로 삶에 대해 두려움을 가져라. 생쥐조차 도망갈 구멍을 3개는 만들어 놓은 뒤에야 나와서 돌아다닌다.

정말 생쥐가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꼭 새겨둘 말이다. 지금 당장 내 옆에서 지진이 일어나도 나는, 내 가족은 안전할 것 같은 근거 없는 긍정?심리가 있는 나같은 사람이라면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과 마인드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결국은 지식을 배양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세상을 살면서 왠지 호구로 살아온 것 같다거나 흐리멍텅한 정신에 큰 꿀밤을 맞고 싶다거나 진정한 부자로 입문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일독을 권한다. 다음에는 세이노의 추천도서 중에 꼭 읽어보라고 하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읽기로 했다.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무료로 많은 깨우침을 주신 세이노께 감사를 전합니다.

#세이노의가르침 #sayno #가르침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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