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치매에서의 자유

맹물J 2023. 6. 12. 17:33

나이가 들어가면서 막연히 두려워하는 병 중에 하나가 치매가 아닐까 싶다. 30대 중후반부터 뭔가 깜빡 깜빡 잊는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경험이 너무 낯설고 내가 이상해졌다 생각되기도 했다. 친구들에게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고 때때로 안도했던 기억도 있다. 40대를 거쳐 50대 초입에 들어선 지금은 그 정도 건망증은 차라리 애교스럽다. 책을 읽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 벌떡 일어섰다가 주저앉은 적, 열심히 도마 위에 양파를 썰다가 칼을 놓고 냉장고 앞에서 헤맨 손길, 수십 수백번도 더 여닫은,  돌려서 여는 방문을 무작정 당기며 왜 이래 했던  적. 예를들자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같은 실수 반복하지 말자 맹세해보지만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럴 때마다 '어머, 내가 왜 이러지?' 나도 치매가 걸리면 어떡하지? 물론 이런 증상은 치매가 아니라 단순한 건망증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나 방귀가 잦으면 똥을 싼다고 그냥 무시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은 무지에서 온다. 알면 두렵지 않다. 제대로 알면 대비를 하면 되는 것이고, 대비가 되는 일이 아니라면 받아 들이면 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불안함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름 건강관련 책들을 제법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치매에 관한 직접적인 책은 접해보지 못했다. 이 책의 말미에서 알츠하이머는 완치할 수는 없지만 예방할 수 있고, 발병하더라도 증상을 완화하거나 심지어 역전시킬 수도 있다는 말에 희망을 본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 비만 등은 병원에 가서 약을 먹고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라 생활습관병이라는 이름처럼 그야 말로 생활 습관, 식습관 등이 잘못되어 온 것이란 정도의 상식은 갖고 있었다. 그러나 치매는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듯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병쯤으로 생각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마치 제비뽑기를 하듯 성인들 중 2~30%는 랜덤으로 걸릴 수밖에 없는 병인줄 알았다. 예방할 수도 없고, 치매에 걸리면 고친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것인 줄 알았다. 한 마디로 나의 통제 밖의 게임인줄 알았다.

아 여기서 잠깐 용어정리부터 하고 가자. 치매만큼이나 많이 듣게 되는 단어가 알츠하이머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60~70%를 차지하는 치매의 한 종류이다. 그 다음으로 10% 정도가 혈관성 치매다. 이외에도 파킨슨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이 있다.(메디닷컴 참조) 이 글에서는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혼용해서 쓴다.

이 책의 저자 안드레아스 모리츠 책 '건강과 치유의 비밀'에서 읽었던 다른 질병들처럼 원인은 염증이란 사실을 읽고 깊이 안도했다. 원인이 염증이라는 말은 어떤 좋은 식습관, 생활 습관을 지키느냐에 따라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가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막연히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나의 잘못이 아니다. 주류 의학계와 제약 업계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알츠하이머병은 막을 수 없다는 믿음을 심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예로 뇌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의 진행 과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일 뿐인데 그것을 마치 병의 원인인냥 취급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약은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에 초첨을 맞춘다. 원인이라면 당연히 제거해야 마땅하지만 중간산물이라면 당치 않은 일이다. 그것을 없앤다고 근본 치유가 될리 만무하다. 오히려 대부분의 약이 그렇듯 부작용만 겪을 뿐이다.

이와 비슷하게 억울한 누명을 쓰는 물질이 또 하나 있다.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너무나도 중요한 물질이다. 온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막을 형성하고, 특히 두뇌에는 없어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물질임에도 제대로 대접을 못받고 있다.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약으로 제거하려 애쓴다. 콜레스테롤 역시 어떤 이유에서건 우리 몸에 생긴 염증을 치료하는 과정에 생긴 부산물이다. 우리 몸의 자연 치유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콜레스테롤을 없앨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인 염증을 없애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고혈압, 고지혈, 당뇨, 비만, 암은 물론이고 치매 마저도 원인은 염증이라고 하니 불편한 중에도 안심이 된다. 원래 알던 대로 실천하면 될 일이다. 물론 실천이 언제나 숙제로 남지만 새로운 뭔가를 추가로 공부하고 해야 될 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니 다행이지 않은가. 그러면 염증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고, 생긴 염증이 줄어들게 하면 되겠다.

염증의 원인도 간단치만은 않다. 쭉 종류를 나열해보자.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정서적, 정신적 스트레스, 수은, 불소, 알루미늄과 같은 중금속의 축적, 의약품 장기 복용, 튀긴 음식, 식품 첨가물, 수면부족, 영양소 부족(특히 B12, 비타민D), 당뇨, 비만, 단 음식, 디지털 기기 노출, 전자렌인지, 전자파, 화장품, 세제류 등의 화학 제품 등등. 이 각각을 또 파고들어가면 할 말이 많아지지만 생략한다. 이런 나열된 것들을 멀리하거나 친환경 제품을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러면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데 좀 더 적극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평소에 내 몸이 탈수 상태는 아닌지 점검해보고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몸을 해독하는 작업을 해주면 좋다. 특히 우리 몸의 중요한 해독 기관인 간, 신장, 장을 청소해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양적인 면에서도 비타민 B군, 비타민 D, 비타민E, 오메가3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식단으로는 지중해식 식단을 강력 추천한다. 이외에도 슈퍼푸드라고 하는 강황, 계피, 블루베리, 딸기, 사과, 견과류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운동, 요가와 명상, 숙면을 취하는 것은 물론 뇌를 끊임 없이 운동 시킬 수 있는 독서, 글쓰기, 그림 그리기, 만들기, 뜨개질, 음악회나 연극 관람 등도 적극 추천한다.

안드레아스 모리스 책을 한권도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을 첫 책으로 읽어보는 것도 건강 상식을 넓혀가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치매에서의자유 #알츠하이머 #치매 #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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