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10배의 법칙

맹물J 2023. 2. 15. 17:42

211페이지까지 읽었다. 더 이상 진도가 잘 안나간다. 글자도 크고, 줄간, 자간도 넓어서 가독성은 아주 좋다. 그러나 공감도 안되고 반박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아서다.


책 표지를 보면 <웰씽킹>의 저자 켈리 최와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저자 제임스 클리어의 강력 추천 책이라고 한다. 반박할려니 이 분들의 명성에 잠시 주춤하기도 하지만 어떠랴. 난 아닌 것을.
'그런 마인드니까 성공을 못하지. 한번이라도 성공을 해보고나 그런 말 하시지' 라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이것이 글의 파워다. 생각이 다른 사람 앞에서 말발 없는 나같은 사람은 반쯤 얘기하는 중에 말허리가 잘리기 일쑤지만 글은 일방적으로 내 생각을 쏟아놓을 수 있어서 좋다.

우선은 '성공은 당신의 의무이자 사명이며 책임이다.' 라는 문구의 반복이 강요받는 느낌이라 거북스럽다. 줄곧 성공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성공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없이 걍 '맞아! 믿어! 잊지마!' 하는 것 같다. 정의가 영 없지는 않다. 34페이지에 성공이란 '당신이 원하는 목표나 목적의 달성 정도 또는 크기다.' 라고 되어있다.

'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단원도 있지만 '성공은 왜 중요할까?', '성공을 폄하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는 부제로 큰 제목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고 만다.

79~80 페이지에는 이런 말이 있다.
'성공은 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성공은 당신의 의무이자 사명이며 책임이다.
.....
잠재력을 날마다 최대한 발휘하기로 선택하는 일이 윤리적이라면 그러지 않는 것은 윤리를 위반하는 짓 아닌가.'
언뜻 맞는 듯 하지만 어폐가 있다. 사과는 과일이지만 사과가 아니라고 과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도 짐작컨대 저자가 말하는 성공은 일반적인 성공을 말하는 것 같다. 사업을 한다면 크게 키워서 돈을 많이 벌고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것이고, 보험세일즈맨이라면 보험왕이 되는 것이며, 자영업을 한다면 프랜차이즈화해서 1호점, 2호점 키워나가는 것. 무슨 일에서든 큰 성과를 내는 것을 성공이라 본다. 틀렸다고 할수는 없지만 100% 공감도 되지 않는다. 성공에는 물질적인 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를진대 1차원적인 성공만을 말하는 것 같아서 밉다. 평범한 사람들이 '성공'이란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개념인 것 같다. 저자가 '평범'이나 '보통'이라는 말이 성공의 최대 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모순이 일어나는 대목이다.

물론 공감하고 마음에 새길 말들도 많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다.

10배의 법칙은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사고력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 당신이 지금 있는 곳은 당신의 생각과 행동이 낳은 자리다. 따라서 생각과 행동, 둘 다 재고해야 마땅하다.

누구도 당신의 성공을 대신 판정할 수 없다. 기억하라.

10배의 법칙의 핵심은 이렇다. '원하는 목표보다 10배 더 큰 목표를 설정하라. 그런 다음 목표 달성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헹동보다 10배 더 많은 행동을 하라.' 10배의 법칙에 보통 수준이란 없다. ... 다른 사람이 하는 것보다 10배 더 많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우연히 일어나지 않고 나 때문에 일어난다고 진심으로 믿기 시작한 후에야 비로소 나는 행동량을 10배 더 높은 수준으로 늘릴 수 있었다. "내가 어디로 가든 그 곳에는 내가 있다." 내가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책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을 지니면 자신이 피해자가 아니라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 물론 내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결정권을 항상 내가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선택권은 언제나 내게 있음을 나는 믿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성공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함께 내가 그 성공을 간절히 바란다는 전제하에 필요한 것들이다. 니가 적당히 살고싶은 사람이면서 왜 엄청난 성공을 이루고, 훌륭한 사람들이 극찬하는 책을 폄하하느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내 삶의 방식은 아닌 걸로 결론짓는다. 그렇다고 나를 가엾게 바라보는 일은 없길 바란다. 이 와중에도 나에게 필요한 부분들은 일부 내 삶의 자양분으로 쓰일 것이니.

특히 2배도 3배도 아닌 10배를 목표로 삼으라는 말이 생각의 틀을 확 깨는 말이라 좋다. 10배! 행동은 고사하고 생각으로도 1배, 2배를 넘어서기 힘들다. 누가 생각을 묶어놓기라도 한마냥. 생각의 틀을 확 찢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튼,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하는 성공한 사람이란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면서 편안하게 생계가 유지되고, 마음 가는대로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일이 휴가보다 낫다. 매일아침 눈을 떠야 할 목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87세의 페레스 대통령이 한 말씀처럼 일이 일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이 될 때 애써하는 억지 노력이 아니라 좋아서 절로 몰입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성공이라 본다.

마지막까지 읽고 생각이 이 글과 달라진다면 다시 글을 올릴 생각이다. 그러나 큰 차이가 없다면 이것으로 갈음하려고 한다.

#10배의법칙
#그랜트카돈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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