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생각

산책 후 티타임

맹물J 2024. 10. 29. 22:13

평일 오전 산책 후 티타임이 이렇게 황홀할 수가 없다. 이사 후 만족감이 극대화되는 시점이다. 오전 9시 40분! 딸램은 학교에 가고,  설거지며 집안 정리를 대충 마무리하고 가장과 함께 집 근처를 산책한다. 오늘은 지난번과 다른 코스로 걸어서 30분 만에 리버(river) 뷰 같은 하천(stream) 뷰가 있는 카페 도착! 11시부터 오픈이란다.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해서 다시 다른 길로 걸었다. 조금 돌아오니 '권달술의 조각마당'이 보인다. 10시부터 오픈이라니 들어가 본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마당을 멋지게 꾸며놓고 누구에게나 무료 오픈이다. 집 근처 지인이 찾아오면 식사 후 산책 코스로 찜해둔다.  


걷는 길 좌우로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논도 보이고, 콩밭도 보인다. 잘 손질된 작은 공원에는 맨발 걷기도 할 수 있고, 운동기구도 있다. 10여분을 더 걸으니 정원이 멋진 '푸르뫼'카페가 있다. 실내 공간보다 정원이 더 넓고 잘 꾸며져 있다. 주인장이 마당에서 국화를 한가득 꺾어 화병에 꽂으신다. 커피 두 잔을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왔다. 선선한 가을 공기를 만끽할 수 있게 큰 창문을 활짝 활짝 열어두셨다. 우리 부부만 있으니 마치 우리 집 테라스에 앉은 기분이다. 열린 창너머로 정원이 보이고 적당히 시원한 바람, 쓴 커피가 달달하게 느껴진다.


'하루라도 젊을 때 열심히 살아서 노후 준비를 해야지'하는 컨셉에서 '순간순간을 즐기며 살자'로 마음을 바꿔 먹고 나니 지금 여기가 천국이다. 무겁다며 가볍게 걷자는 가장의 만류에도 카페에 들를 것을 생각해 에코백에 책 한 권을 챙겨 온 것이 다행이다. 소금북 멤버가 추천한 <아티스트 웨이>!  참으로 솔깃해 나 또한 추천하고 싶다. 책의 앞부분에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방법으로 '모닝 페이지'라는 것을 알려준다. 저자가 수십 년간 실행하고 있다는 아침마다 기록하는 '모닝 페이지'를 당장 실행하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 책을 읽었는데 독자를 바로 행동하게 만드는 책이라면 최고지 않은가.  

아침 산책의 감동, 한적한 카페의 감동, 책의 감동을 멈추고 싶지 않았지만 점심시간이 되어가니 손님들이 모여든다. 이제 자리를 비워줘야 할 시간임을 감지하고 일어선다. 집에 돌아오니 캐시워크에서 만보를 알려준다. 오늘은 산책으로 운동도 했으니 뿌듯함으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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