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북> 독서모임이 있는 날! 이사 후 처음으로 우리 집에서 독서모임을 한다. 더 정확히는 전쌤수학 과외방에서 모임을 가진다. 요리에 큰 뜻이 없는 나는 손님을 초대하고도 견과류와 사과, 귤이 내놓은 음식의 전부다. 커피를 피하는 분들이라 차마저도 멤버 한 분이 가져오신 것으로 우려낸다.
어쨌든 우리는 오늘의 도서 <저속노화 식사법>을 읽고 모였다. 앉자마자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
"이 책을 보면서 전문가라 할지라도 한 사람이 하는 단정적인 말을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양제 먹고 나는 직접 효과를 본 사람인데, 영양제 다 소용없다고 하네요. 자기가 경험한 것까지만 얘기를 할 수 있나 봐요."
부군이 의사이신 S언니가 거든다.
"딱! 우리 남편이 하는 말하고 똑같아요. 어쩜 이리 같을 수 있는지...."
"영양제가 도움이 안 된다는 근거로 제시하는 대목도 너무 어설퍼요."
"라떼가 달달구리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웃겨요. 공부하느라고 카페를 제대로 가봤겠어요?"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우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제삼자를, 그것도 강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비평하고 까는 말은 재밌다. '니 뭐 좀 모르네. 이 부분은 내가 낫네.' 이런 맘이랄까. 아무튼 우리끼리의 성토를 맘껏 하고 이 책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를 얘기한다.
"이 책 읽고 렌틸콩 주문했어요."
"저도요."
"하하하 나도 벌써 주문해서 삶아봤는데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던데요. 팥맛이라 맛도 좋고요."
"이 번에 냉장고 싹 다 정리했어요. 이제 냉장고나 냉동고에 뭐가 들었는지 다 알아요."
"이제 카페 가서도 빵 안 시켜요. 커피를 못 마시니까 매번 달달한 음료를 시켰는데 이제는 허브티 마시기로 했어요"
"저는 냉동블루베리 이제 매일 먹어볼라고요."
"저는 최근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저녁을 채소, 과일식으로 조금씩 바꾸고 있어요. 속도 편하고 넘 좋아요."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마무리를 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근처에 아구가 들어간 맛있는 해물칼국수집 있는데 가실래요?"
"..."
서로 눈치를 본다.
"오늘 마지막 만찬을 즐깁시다. 마지막, 밀가루 만찬!"
"그래요, 그래!"
집주인은 차 키는 있으나 차를 찾지 못해 손님의 차로 5분 거리의 '천성산해물칼국수'로 출발이다. 평소에는 손님이 꽉 차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한산하다. 월요일이라 그런가. 해물칼국수 3인분과 만두! 참 맛있다. 깔끔하다. 가격까지 착하다. 흡족하게 먹고 또 5분 거리의 '다니얼 더 카페'로 이동한다.
매일 아침 커피 한잔은 필수인데 걸러서 그런지 급 당기는 커피! 나는 산미가 있는 봉봉 아메리카노, 살 빼고 싶다는 S언니는 캐모마일, 사시사철 아이스를 찾는 J는 아이스라떼와 러스크를 주문했다. 리버뷰에 비길 바는 못되지만 하천뷰를 보며 우리 동네 참 좋구나 혼자만 살짝 감동한다.
"다음 모임도 전쌤수학에서 하면 어때요? 그때는 저속노화 식사법에 맞는 반찬을 각자 한 가지씩 가져와서 점심도 같이 먹어요."
J의 제안에 S언니도 나도 "그럴까요? 좋네요."
이렇게 척척 맘이 맞다.
책을 읽고 변화가 없으면 읽은 것이 아니라는데 우리의 독서는 실천력이 있다. 살짝 외도를 하긴 했으나 바로 돌아오지 않는가. 지속력까지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저속노화 식사법 실사판이 궁금하시다면 2주 뒤를 기대하시라.
#소금북 #전쌤수학 #다니얼더카페 #천성산해물칼국수 #밀가루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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