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라.

"Just Do it!"
식상할 정도록 익숙하고 대체로 바른말로 인식되는  문구인데 그냥 하지 말라(Don't Just Do it!)니. 다분히 반골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의 표현이겠거니 생각했다.  "믿지 말고, 질문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 책은 송길영 현재 (주)바이브컴퍼니(구 다음소프트) 부사장의 재작년(2021년 10월) 저서이다.

이 책에는 눈길을 확 끄는 주술 같은 문장이 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이 무슨 개뼈다귀 같은 운명론인가 싶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찬찬히 살펴보니 퍽이나 일리 있고 근거 있는 말씀들이다. 20년 이상 IT업계에 몸 담아 오면서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본 결과 내려진 결론이란다. 어제의 미래인 오늘은 우리가 그것을 원하고 우리가 그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각자의 욕망이 합의되는 지점, 개인들의 욕망의 합이 곧 미래에 벌어질 일들의 인풋이란 것이다. 우리들의 욕망을 빅데이터로 꿰고 있는 송길영 작가는 한마디로 빅데이터로 사람들의 마음을 캐는 광부인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정말이지 칠칠치 못하게 내 정보를, 내 취향을, 내 욕망을 질질 흘리고 다닌다.  오늘 네이버에서 유튜브에서 구글에서 무엇을 검색했는가?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 수학, 하마스, 명리학 등등'
더 정확히 말하면 수학과 명리학은 오늘 검색한 것이 아니다. 검색 시스템이 독심술이라도 가진 듯 내 마음을 읽고 질문해 준 것들이다.
'너 이거 궁금했지?' 라며 먼저 알려줬다. 그래서 나는 검지손가락 클릭 한 번으로 '그래, 맞아.'라고 답했을 뿐이다. 어디 이뿐인가. 마트에서 포인트 적립! 설마 아직도 대기업이 소비자에게 캐시백을 돌려주기 위한 순수한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내 나이,  사는 지역, 가족 수, 구매하는 제품 등등이 다 빅데이터가 된다. 혹시 오늘 친구 따라 백화점 구찌 매장을 들렀는가? 검색 한 번 해본 적 없는 구찌 가방들이 내 폰에서 펑펑 튀어나올 것이다. 폰의 위치 추적 시스템이 알아챈 것이다. 친구가 좋아하니 너도 좋아할 거라며. 내가 어찌 그의 발톱 밑에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겠나? 나보다 두뇌가 비상한 놈들의 두뇌를 다 모아 놓고, 끝없이 학습하고, 다 나열하기도 힘든 지천으로 늘린 먹잇감을 흡입하고, 확대 재생산까지 하는 무서운 AI란 놈을.  이미 승부는 결정 났다.  

이런 시대에 발맞춰 살아가려면 '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메시지가 될 것이니 '생각하라.'
'내가 원하는 일을 하라.'
'내가 직접 하라.'
'기록하라.'
'투명하게 하라.'
'과정에 충실함을 보여라.'
'결과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정성을 담아라.'
'알리려 하지 말고 발견되게 하라.'
'착하게 살아라.'
'생각 없는 근면이 아닌 궁리하는 성실함을 보여라.'
고 저자는 말한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고 내 스스로는 감히 알 수 없는 빅데이터의 세계! 빅데이터를 떡 주무르듯 하는 꽁지머리 아저씨 송길영 작가님을 통해서라도 최근 트렌드를 알고 싶어 신간 <시대예보:핵개인의 시대>를 예약해 뒀다.

#그냥하지말라 #Don'tJustDoIt #송길영 #빅데이터 #시대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