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한 공기의 사랑 #2 무상(無常)

맹물J 2023. 2. 23. 23:37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의 두번째 장은 무상(無常)이다. 무상을 사전에 찾아보면 3가지로 표현되어 있다. 1번 모든 것이 덧 없음, 2번 일정하지 않고 늘 변함, 3번 불교에서 상주하는 것이 없다는 뜻으로 나고, 죽고, 흥하고, 망하는 것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불교에서 무상의 가르침을 얘기하는 것도 일체개고와 마찬가지로 자비의 감정을 낳도록 의도된 것이라 한다. 즉, 자신이나 세상이 무상하다고 제대로 아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나 세상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다.

무상에 직면한다는 것은 어제도 아니고 그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고 모레도 아닌 '바로 이 순간', '오늘 하루'의 완전하고 충만한 아름다움에 몸을 던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오늘보다 내일이 더 중요하다"는 기만적인 생각은 충만하고 아름다운 현재의 삶을 좀 먹는 독약과 같다. 니체 신은 죽었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신은 영원을 꿈꾸면서 무상을 직면하지 못하게 만드는 헛된 사유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신은 죽어야 한다. 아니 죽지 않으면 죽여야 한다. 그래야 이데아의 세계나 천국도 무너져 내리고, 그러한 영원의 세계와 함께 있다고 믿어오던 영혼이니 본질 같은 것도 함께 부서지고 만다. (...) 무상의 세계를 보는 만큼 영원의 세계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반대로 영원의 세계를 보는 만큼 무상의 세계는 우리 삶에서 증발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은 행동을 하고 있는가? 니체의 영원 회귀 가르침에서 무상의 세계, 현재의  세계, 차안의 세계는 구원받는다. 영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순간이 모두 영원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현재'나 '영원한 순간'이라는 말이 가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영원회귀는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이야기다.

매너리즘에서 탈출하는 첫걸음은 세상의 무상에 마음을 여는 것이다. 그런데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일상행활에서 변한 것에 주목하는 것이다. 매일 최소한 세 가지씩 변한 것을 찾아내자.

책 내용을 약간 줄여가며 그대로 기록해 보았다. 신을 죽여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깜짝 놀랐다. 저자는 무신론자임에 틀림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렇게 액센트가 강한 문장을 거리낌 없이 쓸 수 있을까?  많은 종교인들이 거세게 반발할 말인데. 아무튼 1장에 이어 속이 후련긴 하다. 내가 반신반의했던, 그래서 강력하게 얘기하지 못하고, 내가 이해한 수준으로 나는 그렇게 살리라 맘 먹었던 '현재, 지금에 집중해서 살기'가 정답임을 말해준다.

지금 하는 일을 또 어느 시점엔가 반복한다고 했을 때 흔쾌히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인가? 무상, 영원회귀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지 않다면 재고해볼 일이다. 하는 일은 재미 없지만 돈이 되니까 한다든지, 안할 수 없어서 하는 일이라면 과감하게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

막연히 생각은 있으나 딱히 뭐라 표현하기 어려워 마음에 머리에 담아만 두고 있는 것들을, 저자는 어떻게 알고 요로코롬 잼나게 풀어써주는지 감사가 절로 나온다.


#한공기의사랑 #무상 #영원회귀 #영원한순간 #영원한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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