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다녀온 감성순례 마지막 시간에 황룡사 9층 목탑이 그려진 스크래치 페이퍼를 선물 받았다. 9가지 소원을 적고, 하나 하나 이뤄지길 기원하면서 한층 한층 탑을 지워 나가면 9층 목탑이 완성되고 소원도 이뤄진단다.
남편은 유심히 듣고 기억을 하고 있었는지 카페에 가서 정말 해보자고 한다. 급히 저녁을 먹고, 설겆이도 못한채 우리 식구들이 즐겨 찾는 집앞 카페 빅딜에 왔다. 남편이 참 좋아하는 자리가 있다. 음향장비 바로 앞, 넓은 테이블인데 매번 잔잔한 음악을 들려주기에 주변에 신경을 뺏기지 않고 몰입하기가 딱 좋다. 남편은 블루베리스무디, 채언이는 딸기스무디, 나는 에스프레소를 시켜놓고 앉았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냐구요? 네버! 가져온 텀블러에 담아 내일 아메리카노로 마실 작정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카페인에 무적이었던 나도 너무 늦은 시간 커피는 자중하는 편이다.
각자 9가지 꿈을 적고, 한 가지씩 발표를 하고 한 층씩 지운다. 나는 사주명리학 전문가 되기와 여행하는 삶을 소원한다. 남편은 물금 왕부자 되기과 일주일마다 버리기를 적었다. 채언이는 우리가족 건강하고 행복하기와 제주도 한달 살기, 해외여행을 그리고 내일 파자마파티를 허락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단다.
딸램의 마지막 소원은 아마도 이루어질 것이다. 며칠전부터 왜 파자마파티를 해야하는지, 허락해주면 엄마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옷 개기 등을 무상으로 할 것이며 마침 피아노학원까지 금요일 쉰다고하니 밤에 하는 수학공부도 미리 당겨서 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었다고 논리를 편다. 나름 그럴싸한 주장이고, 저렇게 하고싶다는데 막을 수는 없겠다. 무슨 일이든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식이면 될 일도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딸처럼 저렇게 염원을 담으면 못이룰 것도 없겠다 싶다.
내가 적은 소원을 다시 한 번 읽어 본다. 아홉번째로 반복, 지속, 복리의 마법을 내 삶에서도 체험해 볼 것을 적었다. 명리학과 외국어 공부에서, 제임스 리드식의 주식 투자로 그 경험을 해보리라. 그리고 딸의 소원이기도 한 여행하는 삶, 책과 글쓰기의 삶도 꿈꾼다. 되어지는 대로의 삶이 아닌 내가 꿈꾸고 계획하는 대로의 삶이 이루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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