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공원으로 오세요
점심으로 떡볶이를 먹고 싶다는 딸램! 표고버섯 우린 물에 감칠맛 도는 단맛을 위해 양파를 총총 썰어 넣고, 멸치가루도 투척! 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조청을 적당량 넣고 빠글빠글 끓인다. 떡볶이떡 대신 냉동실에서 꺼내 불려둔 떡국떡과 어묵을 넣고 끓이면 끝이다. 아 마지막으로 내일이면 골로 갈 것 같은 쪽파와 깻잎 숭숭 썰어서 넣어줬다. 그릇에 담아서 통깨와 삶은 계란으로 마무리한다.
각자 앞접시를 놓고 매워 매워하면서 간단히 점심은 해결된다. 식후 언제나 빠지지 않는 과일, 사과와 단감으로 입가심까지 해야 진정한 식사의 끝이다. 디저트로 먹는 과일을 언제쯤 끊을 수 있을까! 가능은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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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설거지를 끝내고 나니 딸램은 친구 만나러 가고, 가장과 나는 식후에는 산책이라며 황산공원으로 나섰다. 주말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과 축구, 농구를 즐기는 사람들. 청명한 하늘 덕에 햇살은 따사롭고, 저 멀리 산에는 구름 그림자가 드리운다. 잔디밭이 더없이 넓게 펼쳐진 터라 사람 한 명 담지 않은 풍경 샷이 가능한 황산공원이다. 사진에 미처 다 담지 못한 억새밭과 핑크 뮬리, 코스모스. 볼거리들은 참 많다. 자연이 주는 이런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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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램이 빠진 산책길이라 가장과 함께 팔짱을 끼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딸램은 언제나 가운데 자리가 자신의 자리임을 강조한다.
"자기야,
애써 돈 들이고, 시간 들여 자연을 집으로 데려오지 말고, 이렇게 나와서 즐기는 것도 참 좋다. 애쓴다고 이 너른 들을 다 담을 수도 없고.
집은 그저 안전하고 생활하기 편리한 정도면 될 거 같아."
"그렇지. 바다가 보이는 집이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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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을 지나는데 다정한 연인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이럴 때는 사진 찍는 기술이 부족한 것이 참 아쉽다. 그래서 세워도 보고, 눕혀도 보고, 당겨도 보면서 대여섯 장을 내리찍어서 뭐라도 하나 당첨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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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의 출근시간이 다가온다. 벌써 따스한 햇볕, 산들산들바람, 쨍한 하늘과 하얀 구름, 하늘하늘 억새, 저 멀리 사랑스런 핑크 뮬리와 코스모스를 뒤로 해야 한다. 이럴 땐 언제나 자유가 그립다. 직장인의 비애. 가장에게 자유를 선물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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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1박 2일 대운산자연휴양림으로 나들이를 간다.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집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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